매드클라운 빼닮은 배우 화제…알고보니 친동생 조현철

"래퍼 매드클라운(본명 조동림·31)이 연기도 하나요?"

개봉 6일째 관객 3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터널'을 본 누리꾼들은 한 조연 배우에게 주목하며 이런 궁금증을 내놓았다.

관객들은 동그란 안경을 쓴 외모가 매드클라운을 빼닮아 긴가민가하다가 대사가 들리는 순간 "매드클라운이구나"란 심증을 굳히게 된다.

목소리까지 같아서다.

매드클라운과 닮은 이 배우는 그의 친동생인 독립영화 감독 겸 배우 조현철(30)이다.

조현철은 터널이 무너지며 고립된 정수(하정우 분)를 구하고자 구조대장 대경(오달수)과 함께 터널에 들어가는 구조대 막내 역을 맡았다.

어리바리한 행동으로 실수하는 그는 버럭 소리 지르는 오달수와 '케미'를 보여주며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만들어냈다.

매드클라운은 18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아니라 친동생"이라고 웃었다.

'터널'의 흥행과 함께 둘은 이제 연예계에서 활약하는 형제로 주목받고 있다.

매드클라운은 올해 엠넷 '쇼미더머니 5'에 프로듀서를 맡으며 힙합계에서 입지를 굳혔고, 조현철은 배우로 대중의 눈에 들기 시작했다.

다음은 매드클라운과의 일문일답.


-- '터널'에 출연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 않았나.

▲ 주위 사람들이 동생이 배우인 걸 잘 몰라 '너인 줄 착각했다', '많이 닮았다'고 하더라. 아는 몇몇 분들은 '동생 연기를 잘 봤다'고 했다.

-- '터널'을 봤나.

본인이 생각해도 닮지 않았나.

▲ 동생이 시사회에 초대해줘 부모님과 함께 봤다.

힘없어 보이고 어리바리한 건 나와 비슷한데, 각자 더 잘생겼다고 생각하니 닮았다고 하면 서로 기분 나빠할지 모른다.

하하. 부모님도 전화 목소리는 가끔 헷갈리신다.

-- 동생의 연기 중 어떤 장면이 인상적이었나.

▲ 하정우 씨를 구하러 들어간 터널이 추가로 붕괴하자 차를 몰고 후진으로 빠져나올 때 허둥대는 표정이 귀여웠다.

마치 만화 속 한 장면 같았다.

-- 연기를 꽤 잘하던데.
▲ 동생에 대해 잘 알고 연기 쪽은 몰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동생이나 나나 평소 어눌한 모습이 있는데 '터널'의 막내 대원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웃음) 동생이 단편영화를 연출하면서 품앗이로 연기하다가 '건축학개론(2012)과 '차이나타운'(2014) 등에 출연하며 기획사와도 계약을 맺었다.

'차이나타운'에서는 지적장애인 역을 맡았는데 연기 같지 않게 잘하더라. 하지만 감독의 길을 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동생이 배우로 나서 가족 모두 놀랐다.

(서강대학교를 중퇴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조현철은 각본·연출·주연을 맡은 단편영화 '척추측만'(2010)과 '뎀프시롤:참회록'(2014), 각본과 연출을 한 '로보트:리바이벌'(2015) 등 여러 편의 메가폰을 잡았다.

)
-- 배우로서의 활약도 기대될 텐데.
▲ 잘 해나가는 걸 보니 뿌듯하고 오래 가는 연기자가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감독으로서의 동생이 더 기대된다.

동생의 작품은 스타일이 모두 다른데 그중 '로보트:리바이벌'을 보며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집 지하실에서 수개월에 걸쳐 2m 크기의 로봇 소품을 직접 만드는 끈기와 집중력에 감탄한 적이 있다.

▲ 어떤 동생인가.

-- 내가 청소년기 미국으로 유학을 가 사춘기를 함께 보내지 못했다.

서먹한 건 아닌데 서로 낯간지러운 말을 못한다.

형제여선지 둘 다 표현을 잘 못 하는 것 같다.

-- 응원의 한마디를 한다면.
▲ 학교에서 혼자 영화를 만들다가 사람들의 관심이 생기니 색다른 기분이 들 시점이다.

들뜨지 말고 진중하게 활동해나가면 좋겠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