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극장가에서 흥행 질주 중인 영화 '부산행'이 마침내 올해 개봉영화 중 처음으로 관객 1천만명을 돌파했다.

7일 영화 배급사인 뉴(NEW)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19분 현재 '부산행'의 누적 관객 수가 1천만661명으로 집계됐다.

개봉 19일째 '천만 고지'에 오른 '부산행'은 역대 한국영화로는 14번째, 외화를 포함하면 18번째 '천만 영화'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올해 2월 황정민, 강동원 주연의 '검사외전'이 설 연휴 관객을 싹쓸이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으나 최종 관객 수는 970만6천697명으로 1천만명 돌파에 실패했다.

'부산행'은 개봉 초기부터 각종 기록을 양산했다.

올 5월 칸 영화제에서 '역대 최고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라는 극찬을 받은 덕분에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개봉 전 예매량이 32만3천186명으로 역대 한국영화 중 최대였다.

개봉일인 지난달 20일에는 관객 87만2천232명을 동원해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수립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23일에는 관객 128만950명을 불러모아 '명량'(2014)이 세운 역대 일일 최다 관객 수를 경신했다.

지난달 24일까지 개봉 첫주에 관객 531만5천567명을 모아 역대 개봉 첫주 최다 관객 기록이란 타이틀도 얻었다.

개봉 19일째 천만 영화에 등극한 것은 역대 천만 영화 중 '명량'(12일째) 다음으로 빠른 속도다.

'명량'과 '부산행'을 제외한 나머지 영화들이 개봉 후 20일이 지나서야 천만 고지에 오른 것을 고려하면 대단한 관객동원 속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부산행'은 개봉 전 주말에 유료 시사회를 하는 변칙 개봉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15∼17일 진행된 유료 시사회로 관객 55만9천40명을 동원한 까닭에 '부산행'이 세운 여러 흥행 기록은 논란의 소지도 안게 됐다.

경쟁작의 거센 도전을 받는 상황에서 '부산행'의 종착역이 어디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주일 간격으로 '인천상륙작전'과 '덕혜옹주'가 연이어 개봉하며 관객몰이에 나서고 있어 현재 '부산행'은 동력을 상당 부분 잃었다.

한때 1천500개에 달하던 상영 스크린 수는 3분의 1 수준인 600여개로 급감했다.

오는 10일에는 또다른 기대작 '터널'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부산행'의 입지가 더 좁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성수기 시장이 마무리되는 이달 말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고 '부산행'이 경쟁작들과 성격이 다른 장르적 재미를 주기 때문에 '부산행'이 스크린 수를 유지하며 꾸준히 관객몰이를 이어가면 역대 흥행 순위 10위권 안착도 넘볼 수 있을 것이다.

역대 흥행 순위 10위는 관객 1천230만2천831명을 동원한 '왕의 남자'(2005)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