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여왕' 전도연, 안방극장도 홀렸다…'굿와이프'로 화려한 복귀
전도연은 역시 전도연이었다.

2005년 ‘프라하의 연인’ 이후 줄곧 스크린에서 맹활약하며 연기 활동을 펼쳐왔던 전도연이 지난 8일 첫 방송된 tvN 새 금토 드라마 ‘굿와이프’로 11년 만에 컴백, 숨 쉴 틈 없이 명연기를 펼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전도연을 11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만든 ‘굿와이프’는 국내 최초로 동명의 미드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전도연은 극 중에서 남편의 부정부패 의혹으로 인해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15년 만에 로펌 변호사로 복귀하는 김혜경 역을 맡았다.

다양한 작품에서 수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로 불리 우는 전도연은 11년만의 드라마 복귀이지만 그 긴 공백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특유의 카리스마와 강렬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몰입도를 선사했다.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김혜경은 남편 이태준의 부정부패로 기자회견장에 억지로 서 있으면서 갑작스럽게 닥친 사건들에 대한 혼란과 남편을 향한 증오와 미움 등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여주인공의 심정을 표현하며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8개월 뒤 로펌으로 첫 출근을 하자마자 살인 사건을 담당하게 된 김혜경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여인의 누명을 벗겨야만 하는 고난이도의 사건도 당당히 해결해내며 변호사로서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

2회에서는 김혜경이 살인사건에 이어 성폭행 사건을 맡아 해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또한 남편의 부정부패로 인해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한 순간에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변호사로 복귀해 강인한 모습을 보이던 김혜경이 아들의 말 한 마디에 끝끝내 참아 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이 날 방송에서 전도연은 김혜경이 느끼는 다채로운 감정을 표정과 몸짓 그리고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60분을 빈틈없이 꽉꽉 채웠다. 전도연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의뢰인 이은주(엄현경)에게 처음에는 무한 신뢰를 보냈지만 점차 드러나는 그녀의 과거들로 인해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증인 확보를 위해 찾아간 술집에서 남편 이태준(유지태)의 스캔들 속 여자의 사진을 발견하자 휘몰아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참지 ! 못하고 술집 마담에게 이태준이 다른 여성도 찾았느냐고 묻는 그녀는 그 순간만큼은 평범한 아내 김혜경의 모습을 드러냈다.

남편 이태준에게는 격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김혜경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뢰인인 이은주의 이름을 부르는 남편의 모습에 참아왔던 화를 폭발시켰고 처음으로 그를 향해 서늘한 눈빛을 드러냈다. 변호사로서 의뢰인을 위해 일하고 있지만 어쩌면 남편과 의뢰인 두 사람의 사이가 내가 모르는 또 다른 관계로 엮여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의심을 오가는 혼돈에 빠진 전도연의 감정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전율을 선사했다.

미드만큼이나 빠른 템포의 극 전개, 흡입력 넘치는 스토리와 극중에서 1시간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전도연의 연기력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만들었다.

특히 남편 이태준과의 어그러진 관계,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 서중원(윤계상)과의 미묘한 감정선, 앞으로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갈 조사원 김 단(나나), 로펌에 남기 위해 서로 경쟁해야만 하는 이준호(이원근) 등 극의 대부분을 이끌어 가는 전도연은 주,조연 상관없이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과 쫀쫀한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며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며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tvN ‘굿와이프’는 매주 금, 토요일 저녁 8시30분에 방송된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