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오해영은 성형외과 상담실장, 박도경은 의사"
tvN '또 오해영' 뒷이야기…"작위적 캐릭터" 의견에 수정
오해영의 '도움닫기 포옹', 1~4회 통틀어 최고 시청률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은 동명이인 친구 때문에 트라우마가 있는 외식기업 대리 오해영(서현진 분)이 음향감독 박도경(에릭)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애초 오해영은 성형외과 상담실장, 박도경은 같은 병원 의사로 설정됐으나 우여곡절 끝에 과감히 옷을 갈아입었다.

'또 오해영' 제작 과정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가 1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진행된 출연배우·제작진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됐다.

◇ 처음엔 성형외과 배경…"작위적 캐릭터" 의견에 수정

성형외과 상담실장은 병원을 찾는 이에게 외형적인 아름다움의 가치를 설파한다.

'또 오해영' 제작진이 성형외과 상담실장을 여주인공 모델로 삼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렇게 '미'(美)를 끊임없이 외치는 실장이 정작 자신의 평범한 얼굴에 콤플렉스를 느낀다고 설정하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남주인공은 여주인공과 사사건건 엮여야 하는 만큼 같은 병원 의사로 설정했다.

그러나 대본을 집필하던 박해영 작가가 인물들이 기대보다 입체적으로 그려지지 않고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의견을 냈다.

논의를 거쳐 남녀 주인공도 새 옷을 갈아입었다.

박호식 CP는 "(남주인공의) 좀 더 자연스러운 직업을 찾다 보니 성형외과 의사가 아닌 음향 기사라는 직업을 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해영의 새 직업을 외식기업 대리로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해영의 모나지 않은 성격을 보여주고자 '미맹'으로 설정했어요.여기서 미맹은 맛을 못 느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먹어도 아주 맛있다거나 맛없다고 생각하지 않는 걸 뜻해요.그래서 음식 관련 회사에 다니는 인물이 됐어요."

tvN을 거느린 CJ E&M이 외식기업 CJ 계열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득 되는 선택으로 보인다.

박 CP는 삼고초려 끝에 '연애 말고 결혼'(tvN·2014)의 송현욱 PD에게 연출을 맡겼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 오해영의 '도움닫기 포옹', 1~4회 최고 시청률

드라마는 평일 심야 케이블이라는 약점에도 방송 4회 만에 4%가 넘는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회마다 순간 최고 성적을 낸 장면도 공개됐다.

1회 '울어도 되나요?'(평균 2.2%)에서는 '마녀 상사' 박수경(예지원)이 부하 직원 오해영에게 자신을 '이사도라'로 부르는 이유를 물은 뒤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 장면이 가장 높은 시청률(2.7%)을 기록했다.

24시간 돌아다니는 '이사도라'는 지엄한 표정으로 "나 대장 증후군이 있어! 앞으로 방에서 (용변을) 해결할까" 라고 묻고, 오해영은 바로 꼬리를 내린다.

2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인연'(평균 3%)에서는 오해영이 팀원들과 이야기하던 중 예쁘고 잘난 오해영(전혜빈) 때문에 동창회에 갈지 말지 고민하는 장면이 3.6%로 가장 높은 성적을 냈다.

3회 '살고 싶을 땐, 사랑하기로'(평균 3.3%)에서는 오해영과 박도경의 관계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도는 장면에서 시청률이 높았다.

오해영 엄마가 딸이 세 든 집의 방범창을 달아주려고 하자, 한지붕 아래 사는 박도경이 방범창을 건네받은 뒤 "제가 내일 달아 놓을게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3.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4회 '콧노래를 사서 집으로 가자'에서는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던 '도움닫기 포옹' 장면이 단연 가장 많은 시청자를 불러 모았다.

박수경은 20대 혈기왕성한 커플이 진한 포옹을 하는 걸 보고 오해영에게 할 수 있느냐고 묻고, 의기충천한 오해영이 달음박질해 박도경의 품에 와락 안기는 장면이다.

이 장면 시청률은 4.6%로 집계됐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ai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