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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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의 '기억'이 막을 내렸다.

tvN '기억' 최종화는 박태석(이성민 분)이 기억을 잃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진실을 밝혀내고, 희망을 전하며 끝을 맺었다. 마지막까지 강렬했던 '기억'은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에서 평균 3.8% 최고 5.0%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자수하러 온 이승호(여회현 분)에게 이찬무(전노민 분)는 끝까지 진실을 은폐하고자 했다. 이찬무는 승호가 정신분열을 앓고 있고 현욱의 죽음에 충격받아 망상으로 인한 위증이라고 의사진단서를 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승호와 마주한 태석은 강현욱도 자신이 죽였다고 주장하는 승호의 뺨을 때리며 거짓증언을 하지 말라고 했다. 태석은 “진정으로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길은 무거운 죄책감을 평생 네가 짊어지고, 있는 힘껏 사는거다. 난 끝까지 지켜볼거다. 네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떻게 용서를 구하며 앞으로 나아가는지 내가 지켜보고 있을거다”라고 말했다. 이승호는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용서를 구하며 오열했다. 은선(박진희 분) 역시 승호를 용서했다. “동우가 네게 상처로 남지 않길 바란다.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지만 우리 동우는 너에게 희망이길 바라고 있다. 동우를 생각한다면 세상에 나아가서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게 동우가 줄 수 있는 기회고 용서야”라고 승호를 용서했다.

진실을 밝히고 승호를 용서한 태석은 태선로펌에서 떠났다. 그리고 자신의 과오를 바로잡기 위한 마지막 변론을 펼쳤다. 15년 전 신영진(이기우 분)은 별장으로 파티 가던 중 물과 담배를 사러 들어갔다가 반말하는 희망슈퍼주인과 실랑이를 벌였다. 화를 이기지 못한 영진은 차 트렁크에 있던 야구방망이로 주인을 내리쳐서 죽였다. 신영진과 차원석이 현장을 떠난 곳에 권명수(정영기 분)는 라면 한봉지를 사러 왔고, 어머니 수술비가 급했던 명수는 피범벅이 된 주인의 돈을 들고 도망쳤던 것.

태석의 동료, 한정원(송선미 분) 역시 사직서를 내고 권명수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15년 전 정의를 눈감았던 재판부는 15년이 지난 후에야 다시 정의의 손을 들어줬다. 권명수는 무죄로 풀려났고 진범인 신영진은 결국 구속됐다.

당장이라도 주저앉고 싶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태석을 바로 세운 건 가족이었다.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공세에 공항상태에 빠져 정신을 잃기 전, 태석의 손을 잡고 군중 속에서 그를 구한건 바로 태석 부, 철민(장광 분)이었다. 박철민은 기자들 속에서 태석을 구해 엘리베이터에 밀어 넣었다. 어린아이처럼 아빠의 손을 잡은 태석, 그리고 처음으로 원망의 눈빛이 아닌 채 서로를 바라보는 태석과 철민은 그렇게 과거와 화해했다.

주재민(최덕문 분)은 오래 전에 태석이 맡겼던 상자를 영주(김지수 분)에게 전달했다. 상자 속에는 태석이 녹음한 녹음기와 키가 담겨져 있었다. 녹음기에는 “서영주씨 이걸 받아볼 때 쯤이면 내가 당신을 못알아볼만큼 증세가 악화됐을거다. 처음엔 절망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알츠하이머가 축복이란 생각이 드는건 내 곁에 당신과 아이들,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마워. 사랑해”라는 태석의 메시지가 있었다. 메시지를 들은 영주는 태석의 사무실로 달려가 아무말 없이 태석을 꼭 끌어안아줬다.

‘기억’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태석의 이야기였지만, 그에게 찾아온 절망을 통해 결국 희망을 이야기했다. ‘기억을 잊지 않으려는 자’, 태석과 ‘기억을 묻으려는 자’, 이찬무와 신영진과의 진실싸움에서 태석은 끝까지 진실을 밝혀냈다. 어느 때보다 진실에 대한 갈망이 큰 요즘, 태석을 통해 시청자들은 대리만족과 위로를 받았다. 늘 무너질 것 같던 태석을 바로 설 수 있게 해준 건 가족이란 존재의 무게감, 그리고 같은 호흡으로 걸어줬던 후배들이었다. 가족과 동료는 태석의 기억이 흐려질수록 더욱 선명한 감동을 안겨줬다. 말로 다 담기 힘든 감동과 울림을 전했던 ‘기억’은 ‘희망’으로 기억될 것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