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원 인터뷰 / 사진 = 킹콩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김지원 인터뷰 / 사진 = 킹콩엔터테인먼트 제공
[ 한예진 기자 ] "정말 노력했는데 운이 안 따라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작품만 했는데도 정말 운이 좋아서 잘 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배우 김지원은 최근의 인기를 모두 '운'에 돌렸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상속자들' 등 매년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이름을 알리는 데는 성공했으나 큰 한 방이 부족했다. 그러던 김지원이 7년 간의 끊임없는 노력 끝에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KBS 2TV '태양의 후예'는 주연인 송중기, 송혜교 뿐 아니라 서브 주연부터 조연 배우들까지 모두를 전성기로 발돋움하게 만든 대작이다. 김지원도 그 수혜자 중 한 명이다.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가 강했던 김지원이 '윤명주' 캐릭터를 통해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여린 마음의 소유자로 탈바꿈하며 데뷔 이래 가장 큰 사랑을 받게 됐다.

HEI. '태양의 후예'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어땠나.

"말 그대로 대박이었죠. 대본과 캐릭터가 너무 좋았어요. 사랑에 있어서 망설임과 자존심이 없으면서도 여군이라는 강인한 모습이 잘 드러난 윤명주가 정말 멋있더라구요. 잘 표현하려고 욕심 내고 고민과 노력을 많이 했어요."

HEI. 아쉬움이 남는 장면도 있을 것 같다.

"어떤 한 장면도 100% 만족하면서 보기에는 어려워요. 모니터를 하다보면 제가 과연 그 캐릭터를 100% 구현해낸 것인가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더라고요. 다른 배우들의 모습은 시청자 입장에서 공감하고 재미있게 보는데 제가 촬영한 분량은 공부하는 기분으로 보고있죠."

HEI. 2년 전 '상속자들'로 뉴스타상을 받았다. 올해는 '태양의 후예'가 상을 휩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쎄요. 상을 주신다면 감사하게 받는 거고, 안 주셔도 '태양의 후예' 자체가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려고 하진 않아요."
'태양의 후예' 김지원 인터뷰 / 사진 = 킹콩엔터테인먼트 제공
'태양의 후예' 김지원 인터뷰 / 사진 = 킹콩엔터테인먼트 제공
HEI.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제작 드라마다. 처음 하는 경험일텐데?

"촬영하면서 장,단점을 느끼게 됐어요. 장점은 대본이 미리 나온다는 것과 장면 하나하나에 충분히 공을 들일 수 있다는 것이요. 그리고 체력적인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기할 때 힘들지 않아서 좋았죠. 단점은 순차적으로 촬영하지 못해서 감정이 뒤섞일 때요. 해외에서 촬영하는 경우 다시 해외로 나갈 수 없으니까 대본을 받지 못한 채 맥락만 알고 연기한 장면도 있거든요. 웃다가 울다가 다시 웃어야 돼서 감정 잡기가 어려웠죠."

HEI. 드라마 제작 환경을 좋아하지 않는 배우도 있다. 쪽대본에 불만은 없나.

"영화 제작 환경이 좋다고 듣긴 했지만 저는 드라마를 쭉 해왔기 때문에 이미 여기에 익숙해져 있어요. 사실 쪽대본은 안 나오면 좋고, 나오면 또 열심히 외워야 하는 거죠."

HEI. 군인 역할이라 예쁜 옷을 입지 못 했다.

"사실 너무 좋았어요. 사전제작이다 보니 순서가 뒤죽박죽된 채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럴 땐 의상 연결하기가 어렵거든요. 저는 파병복과 국내복만 결정하면 돼서 편했죠. 치마를 입거나 구두를 신는 것보다 움직임도 편해서 여러모로 좋았어요."

HEI. 차기작은 결정했나.

"제가 선택하는 건 아니고 아직 선택을 받는 입장이에요. 대본을 주시면 감사하게 받고 있죠. 선택하는 기회가 생긴다면 더 감사한 일이지 않을까요. 일을 계속하다 보면 드라마도 찍고 영화에도 출연하면서 장르적으로 다양하게 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HEI. 배우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배우'라고 불리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너무 크게 와닿네요. 저는 아직 '연기하는 사람'이라고 불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인터뷰하러 와주시는 것도 정말 감사하거든요. 다른 분들에게 '배우 김지원'이라는 이름에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HEI. 김지원이 생각하는 '배우', 그리고 '연기하는 사람'의 의미.

"배우는 '심해어' 같은 느낌이 들어요. 바다에 많은 물고기가 있지만 깊이 내려갈수록 그 압력을 견딜 수 있는 특별한 물고기잖아요. 그래서 감정을 잘 표현해내고 배우라는 이름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는 분들이 진짜 '배우'라고 생각해요.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한 느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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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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