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원 인터뷰 / 사진 = 킹콩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김지원 인터뷰 / 사진 = 킹콩엔터테인먼트 제공
[ 한예진 기자 ] '사령관의 딸' 윤명주. 직진 로맨스를 펼치는 당당한 그녀를 만났다. 금방이라도 "단결"이라며 거수경례를 할 것 같았지만 실제 김지원에게는 극 중 천사 날갯짓을 하던 여성스러움만이 느껴졌다.

김지원은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군의관 윤명주 중위 역을 맡아 서대영 상사(진구 분)와 '구원커플'로 불리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30%가 넘는 이례적인 시청률을 달성하며 역대급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다.

'축하한다'는 기자의 말에 "제가 대박난 건 아니고 작품이 잘 된 거죠. 감사합니다"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김지원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몸둘 바를 모를 정도로 축하를 받는다는 김지원은 요즘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고생했다", "드라마 잘 돼서 축하한다"는 말이다. 김은숙 작가가 먼저 제안했다는 김지원의 단발머리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데뷔 후 머리를 잘라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저도 보지 못한 모습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수였죠. 윤명주 캐릭터와도 정말 잘 어울리더라고요."

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대표 미녀로 꼽히는 송혜교 옆에서도 밀리지 않는 미모 덕에 김지원을 다시 보게 됐다는 시청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그는 모두 윤명주 역할 덕분이라고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주변에서는 전혀 안 그래요. 항상 송혜교 선배님을 찬양하는 연락이 오죠.(웃음) 윤명주 캐릭터가 예쁘게 보일 수 밖에 없는 역할이라 그 덕을 많이 봤다고 생각해요. 극 중에도 '너는 다 예쁜데 자존심 없는게 특히 예쁘다'는 대사가 있죠.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존심을 내려두고 직진하는 모습이 예쁘게 그려지는 것 같아요. 꾸미지 않아도 예쁘다고 느껴지는거죠."
배우 김지원 인터뷰 / 사진 = 킹콩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김지원 인터뷰 / 사진 = 킹콩엔터테인먼트 제공
'태양의 후예' 출연 배우들은 드라마 방영 전 자신의 SNS에 '본방사수' 독려 글을 남기곤 한다. 사전 제작으로 일찍이 촬영을 마친 김지원 역시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본방사수를 하며 시청자 입장에서 드라마를 즐기고 있었다.

"작년에 6개월 정도 촬영하면서 군복에 피를 묻혀 들어왔더니 부모님께서 '도대체 얘가 뭘 하는 걸까' 생각하시더라고요. 촬영을 하긴 하는데 나오지는 않으니 말이죠.(웃음) 기다림의 시간 끝에 이제 TV에서 방송이 되니까 너무 좋아하시고, 좋은 반응이 나와서 행복해하셔요."

김지원은 극 중 연인인 진구와 뽀뽀, 포옹 등의 스킨십을 선보이며 로맨스를 이어가고 있다. 때로는 박력 넘치게, 때로는 귀여운 모습으로 안방극장의 몰입도를 높이지만 실제 김지원의 안방극장 느낌은 달랐다고.

"가족들과 보면 민망하죠. 멜로 장면을 같이 시청하면 마치 나의 연애를 들키는 것 같더라고요. 집에서 연애를 금지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부모님이 보시는 앞에서 연애를 하는 경우는 많이 없잖아요. 그런데 서대영과 손을 잡고 스킨십하는 장면들을 같이 보니까 정말 민망했어요."

뽀뽀와 포옹 그 이상의 스킨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구원 커플 스킨십이요? 직접 보면 아시죠~"라는 애교 섞인 답변만 남겼다. 결말과 연관될 수 있기에 한 마디 한 마디가 조심스러웠던 것이다.

상대 배우 진구와의 연기는 실제 연인으로 느껴지게끔 시청자들을 흠뻑 빠져들게 만들었다. 드라마 초반에는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으로 그려져 주연인 송송커플(송중기-송혜교)보다 응원의 메시지를 더 많이 받기도 했다.
'태양의 후예' 진구 김지원 / 사진 = KBS 제공
'태양의 후예' 진구 김지원 / 사진 = KBS 제공
서대영은 윤명주의 아버지로부터 윤명주와의 교제를 허락받지만 군인을 그만 두고 회사로 들어가 일을 배우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윤명주는 연애 허락에 펄쩍 뛰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장면에서 김지원의 연기가 약간 어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실은 윤명주가 이 상황을 알지만 모르는 척하는 모습을 연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말 진심으로 좋아해야할 지, 아니면 그 상황을 다 알지만 모르는 척하니까 덜 좋아해야할 지에 대해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너무 밝게,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연기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알고 있는 것을 티낸 거예요"라며 고민이 많았던 속사정을 털어놨다.

극 중 서대영은 사랑과 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만약 김지원 본인이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참 어려운 질문이라 드라마에서 갈등을 주는 소재로 다루는 것 같아요. 윤명주와 서대영 같은 사랑이라면 당연히 사랑을 선택하죠. 하지만 지금의 저라면 일을 선택할 것 같아요. 아직 해야할 게 너무 많거든요. 일을 하다보면 좋은 성과를 내서 다시 그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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