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고대 졸업식에서 격려사하는 윤제균 감독. / 고려대 제공
25일 고대 졸업식에서 격려사하는 윤제균 감독. / 고려대 제공
[ 김봉구 기자 ] 영화 ‘해운대’와 ‘국제시장’으로 쌍끌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윤제균 감독(사진)이 졸업하는 대학 후배들에게 “좋은 의미의 주제 파악부터 하라”고 말했다.

고려대 90학번인 윤 감독은 25일 이 대학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격려사 하면서 이같이 조언했다.

윤 감독은 “먼저 주제 파악이 필요하다고 본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 우선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 4년간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회에 나가 생활해보면 실제로 내가 뭘 잘하는지, 강점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에 대한 기대치보다 더 많이 보여주려 노력하라는 당부도 곁들였다.

그는 “누군가 내게 100을 기대하면 80~90을 하는 사람이 있고 딱 거기에 맞춰 100만큼만 하는 이도 있다. 110~120을 하는 사람도 있고 가끔 200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면서 “200을 보여주는 사람은 엄청난 노력을 한 셈이다. 100을 기대하는데 200을 보여주려고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의 일화도 소개했다. 33살에야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는 영화감독이 자신의 천직이란 걸 깨달았다고 했다. 경제학도였던 그는 샐러리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가 IMF 외환위기 당시 시나리오 공모에 당선돼 영화계에 입문했다.

윤 감독은 “샐러리맨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던 제가 영화감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느낀다. 힘들 때 너무 낙담하지 말고 매순간 열심히 살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염재호 총장은 졸업생들에게 “인생은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정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개척하는 지성인으로서 먼 미래를 생각하며 도전을 중단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도전의 과정에서 사익과 공익이 충돌할 때는 인촌 김성수 선생의 ‘공선사후(公先私後)’ 정신을 기억했으면 한다. 공선사후의 정신은 짧게 살지 않고 길게 사는 지혜를 가르쳐줄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날 고려대 학위수여식에선 학부 4329명, 대학원 2081명 등 모두 6410명이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는 매년 졸업생과 교내외 인사 추천을 받아 초청인사를 선정, 졸업생들을 위한 격려사를 청해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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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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