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권 "직접 체험한 사랑·이별 녹인 발라드예요"
아이돌그룹 2AM의 리더 조권(27·사진)이 3년8개월 만에 두 번째 솔로 앨범 ‘횡단보도’를 15일 발표했다. 한층 성숙해진 감성과 깊은 사색을 감미롭게 들려주는 세 곡을 담았다. 타이틀곡 ‘횡단보도’는 조권이 직접 작사와 프로듀싱에 참여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해 JYP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기간이 끝난 2AM 멤버들은 각자 소속사를 달리 선택해 이창민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임슬옹은 IHQ, 정진운은 미스틱89로 이적했다. JYP에 유일하게 잔류한 조권은 뮤지컬 ‘체스’와 예능프로그램 등에 출연했다가 본업으로 돌아왔다.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추운 겨울에 어울리는 발라드곡들입니다. 순위를 떠나 앨범이 좋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20대 후반에 접어드니 비로소 곡이 깊어졌어요. 신인 때는 진영 형(박진영 프로듀서)이 시키는 대로 간접경험을 노래하다 보니 깊이가 떨어졌죠. 지금 들으면 그저 앳된 목소리로 애절하게 불렀을 뿐이었어요. 발라드는 시간이 흘러 경험이 쌓여야 진한 향으로 가다옵니다.”

그는 그동안 사랑과 이별, 짝사랑을 겪었다고 했다. ‘어장관리’ 대상이 됐고, 좋아하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할 뻔하기도 했다고.

“저는 한 사람에 깊이 빠지는 스타일입니다. 짝사랑하던 여자가 내 사랑을 몰라줄 때 정말 슬펐어요. 그 감정을 이번 앨범에 솔직하게 담았죠. 예전에는 스케줄 대로 돌아가는 기계 같은 존재였다면 지금은 사람이 된 듯해요.”

‘횡단보도’는 풍부한 감정을 사실적이고 공감 가는 가사로 표현했다. 누구나 경험해 봤을 사랑과 이별,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불안한 감정을 빨간색과 파란색 등이 켜지는 횡단보도에 비유했다.

“이 곡은 편하게 작업했어요. 15년 지기인 여행작가 맹지나 누나에게 사랑을 상담하면서 나온 가사예요. 처음에는 편지와 시처럼 쓴 뒤 운율에 맞춰 수정했어요. ‘횡단보도’란 아이디어도 누나가 줬습니다. 작곡은 에스나와 함께했고요. 두 번째 곡 ‘괜찮아요’와 세 번째 곡 ‘flutter’에도 제 경험이 녹아 있어요. ‘flutter’는 작사까지 제가 했고요.”

‘괜찮아요’는 동시대의 아픔을 위로해 주는 노래이고 ‘flutter’는 귓가를 맴도는 멜로디가 인상적인 러브송이다.

“앨범 작업을 하다 보니 2AM 멤버들이 더 그리워지더군요. 함께했더라면 몇 시간이면 끝났을 작업을 혼자 하려니 며칠이 걸렸거든요. 올초 멤버들이 모이기로 했지만 각자 활동이 바빠 불발됐습니다. 2AM이 해체된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개인활동을 하느라 쉽게 모이지는 못할 거예요. 팬들에게 ‘희망고문’을 해서는 안 될 것 같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는 ‘진정한 스타’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데뷔하면 누구나 연예인이지만, 정말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비주얼적으로가 아니라 조권의 공연과 앨범은 ‘멋있다’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그날을 향해 정진하겠습니다. 끈기와 인내는 저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8년간 연습생활을 견딘 끝에 데뷔했고, 데뷔 뒤 3년 만에야 1위를 했거든요.”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