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29초 영화제] 일반부 대상 김해경 감독 "산모와 미역국 얘기 다큐처럼 찍어"
“29초영화제에 도전했다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이번엔 만드는 과정에 의미를 두고 제작했는데 수상하게 돼 놀랍고 기쁩니다.”

‘2014. 10. 06. 18:40 New Jersey’로 28일 한식 29초영화제 일반부 대상을 받은 김해경 감독(35·사진)은 “작품에 진심을 더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은 산모가 아이를 낳고 친정 어머니가 차려준 미역국을 먹는 장면을 다큐멘터리처럼 꾸몄다. 배경은 미국 뉴저지의 병원이다. 어머니는 아기를 낳은 딸에게 “많이 먹어야지 젖이 나온다”며 미역국 도시락을 챙겨 준다. 미역국은 어느 곳이든 산모에게 위안을 주는 ‘소울 푸드’라는 점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29초영화제 홈페이지에 걸린 이 작품은 “어머니의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는 등 많은 댓글이 달렸다. 페이크 다큐멘터리가 아니냐는 질문도 있었지만 영화 속 산모는 놀랍게도 김 감독 본인이다. 김 감독은 “29초영화제 주제가 한식으로 진행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출산이 코앞이었다”며 “마침 시어머니가 한국에서 좋은 미역을 보내주셨고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처럼 미역국 얘기를 해 자연스럽게 영화의 소재로 삼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역국을 매개 삼아 부모와 자식 사이의 애틋함을 담고 싶었는데 미역국은 사랑을 전달하는 유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