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본명 박재상·35)가 미국 팝 밴드 마룬5에 간발의 차로 뒤져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빌보드 매거진인 빌보드 비즈는 4일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싱글차트인 ‘핫 100’에서 2주째 2위를 차지했다”며 “(1위에 오르면 상의를 벗고 노래하겠다던) 싸이가 이번주에는 셔츠를 입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영국의 UK 싱글 차트 1위에 오른 싸이는 빌보드 1위로 팝 시장 양대 차트를 동시에 석권하는 첫 아시아 가수를 노렸으나 아쉽게도 이를 보류하게 됐다.

빌보드 비즈는 “‘원 모어 나이트’가 1%포인트보다 적게 상승했지만 ‘강남스타일’은 더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며 “다음주 ‘핫 100’ 1위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전했다. 마룬5의 ‘원 모어 나이트’와 ‘강남스타일’의 총점 차이는 지난주 3000점 정도였지만 이번주에는 500점 미만으로 좁혀졌다.

‘강남스타일’이 1위에 오르지 못한 것은 ‘원 모어 나이트’보다 디지털 음원 판매에서 앞섰지만 라디오 방송 횟수와 스트리밍에서 뒤졌기 때문이다. 빌보드 집계는 닐슨 사운드스캔을 통한 싱글 판매량과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닐슨 BDS를 통한 1000여개 방송사의 방송 횟수를 합산한다. 라디오 방송 횟수에서 ‘원 모어 나이트’는 지난주보다 15% 증가한 1억1600만건, ‘강남스타일’은 37% 증가한 4600만건을 기록했다. 스트리밍 횟수에서는 ‘원 모어 나이트’가 80만7건, ‘강남스타일’이 79만9000건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디지털 음원 판매에서는 ‘강남스타일’이 29만4000건으로 18만1000건의 ‘원 모어 나이트’를 앞섰다.

이 때문에 가요계와 네티즌 사이에선 싸이가 미국에 머물며 라디오와 TV 등의 방송 프로모션을 1~2주간 더 펼쳤다면 다른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란 아쉬운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싸이는 “제가 왜 이 중요한 시기에 여기 와서 여러분과 함께 있느냐면, 미국서 3주간 활동하면서 (여러분께) 너무나 큰 성원과 응원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싸이가 다음주 빌보드에서 1위를 달성할지는 미지수다. 싸이는 미국 아이튠즈의 10월1일자 주간 음원 차트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비긴 어게인’에 이어 2위를 차지해 2주 만에 정상을 내줬다.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도 4일 현재 테일러 스위프트와 영국 아이돌 그룹 원 디렉션에 이어 3위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