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영화다. 그러나 '도둑들'과 같은 상업 영화도 꼭 필요하다."

'도둑들'에 출연하며 국내에 유명해진 중국 배우 임달화가 지난 12일 영화 '나이트폴'(감독 주현량) 언론 시사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 이같이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대형 멀티플렉스의 폐해를 지적하며 "1000만 관객 기록을 위해 편법으로 영화관을 독점하는 그들이 '도둑들'이 아닌가"라고 일침을 가한바 있다.

임달화는 평소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즐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처럼 사상이나 인간의 반성을 이야기하는 작품은 반드시 필요하다"라면서도 "'나이트폴'이나 '도둑들'과 같은 영화가 공존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예술영화는 50년이든, 100년이든 한 시대가 흘러도 역사적인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영화를 10편 정도 찍으면 그 중 1편은 예술 영화를 찍으려고 하고 있다"며 "관객에게 선택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배우로서의 자세"라고 설명했다.
홍콩 영화계는 정통 홍콩식 느와르 액션으로 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승승장구해 왔다. 그러나 2012년 현재, '역사의 뒤안길' 이란 말을 떠오르게 할 정도로 대중에게 잊혀진 상태다.

'영웅본색' 등으로 홍콩 영화의 부흥에 앞장섰던 임달화는 "홍콩 정부의 영화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홍콩 영화가 자금난 등 여러가지 어려움 때문에 잘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지만 개런티를 낮춰서라도 힘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영화 제작과 연출을 준비 중인 임달화는 한국 대표 미남 배우 '원빈'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 영화의 판권을 제작자에게 살 수 있다면 '나이트폴 2'를 만들고 싶다"며 "2편이 만들어 진다면 한국에서 제작하고 남자주인공은 꼭 원빈으로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영화 '나이트폴'은 아내가 자살한 뒤 강박증에 시달리는 형사(임달화)가 20여년 만에 출옥한 살인범(장가휘)를 쫒는 홍콩식 하드보일드 스릴러다. 영화는 지난 3월 중국 전역에 개봉돼 홍콩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국내 개봉은 오는 20일.


한경닷컴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