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육지라면’ 등 숱한 히트곡을 쏟아내며 1960~1970년대 ‘트로트 황금시대’를 이끈 가수 조미미 씨(본명 조미자)가 9일 오전 서울 오류동 자택에서 간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5세.

유족 측은 “한 달 전 급성간암이 발견돼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며 “병원에서 더 이상 치료가 힘들다고 해 집에서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1947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그는 1965년 동아방송 주최 민요가수 선발 콩쿠르인 ‘가요백일장’에서 김세레나, 김부자 씨와 함께 발탁돼 데뷔했다. 데뷔곡 ‘떠나온 목포항’을 발표한 후 ‘바다가 육지라면’ ‘서산갯마을’ ‘먼데서 오신 손님’ ‘단골손님’ ‘서귀포를 아시나요’ 등의 히트곡을 내며 나훈아 씨와 함께 오아시스레코드 전속 가수로 1960~1970년대 음반계 전성기를 이끌었다.

당시 구김살 없는 미소와 고운 외모를 자랑한 고인은 한때 동향인 목포 출신 인기 가수 남진 씨와 두터운 친분으로 화제가 됐다.

고인은 1973년 6월 당시 재일교포 사업가인 안성기 씨와 서울에서 결혼한 뒤 일본으로 건너갔다. 결혼 후에도 틈틈이 귀국, 1976년 ‘연락선’ 등을 발표하며 MBC 10대 가수에도 뽑혔다. 일본에서 생활한 고인은 2010년 귀국, 그해 KBS ‘가요무대’ 25년 특집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경주 나정해수욕장에 ‘바다가 육지라면’, 서산 왕산포구에 ‘서산갯마을’, 서귀포시에 ‘서귀포를 아시나요’ 등 고인이 부른 히트곡 세 곡의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태진아 대한가수협회 회장은 “불과 한 달 전에 KBS ‘가요무대’에 함께 출연했었는데 너무 갑작스럽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유족은 안애리·애경 씨 등 2녀가 있다. 빈소는 부천 성모병원. 발인은 11일 오전. (032)340-7300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