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신의' 시청률 하락.."멜로 강화할 것"

"연출자가 목에 너무 힘이 들어가서 극의 밸런스가 좀 안 맞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앞으로는 멜로를 좀 강화해서 편한 드라마를 만들려고 합니다."

김종학 PD가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

4일 인천 영종도 SBS 월화극 '신의' 세트장에서 만난 김 PD는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한다고 생각했고 나름대로 편안하게 찍는다고 했는데 몇십 년간 해온 성향이 있어서인지 잘 안 바뀌는 것 같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달라진다고 말은 했지만 지금까지는 내가 너무 정석으로, 서사적으로 연출해온 게 아닌가도 싶다"며 "앞으로는 어차피 떠날 사람과 남아있을 사람에 대한 아련함을 중심축에 놓고 멜로를 강화하며 좀 더 편안한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의'는 '모래시계' '태왕사신기'의 송지나 작가-김종학 PD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7회 만인 지난 3일 시청률이 9.8%를 기록하며 한자리대로 떨어졌다.

드라마는 현대의 성형외과 의사 은수(김희선 분)가 최영(이민호) 장군에 의해 고려 공민왕 시대로 납치돼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사극이다.

직전에 방송된 MBC '닥터진'과 여러 가지로 콘셉트가 겹쳐지는 약점이 있고, 로맨틱 코미디를 내세운 기획의도와 달리 7회까지는 색깔이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애니메이션 등 그간 드라마에서는 잘 보지 못했던 시도들을 많이 하면서 생경함도 전해주고 있다.

김 PD는 "처음에는 양의와 한의의 만남을 중심으로 펼쳐나가려고 했는데 '닥터진'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방향을 좀 돌려 정치적인 문제와 함께 그 안에 로맨틱 코미디를 녹이는 걸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바뀐 상황에서 적응을 못하는 것도 사실이고 자연히 작품이 좀 어려워진 게 아닌가 싶다"며 "또 나름대로는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 등 그간 시도하지 않은 것도 많이 했는데 그게 시청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CG나 애니메이션 등 새로운 시도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고려 시대로 간 양의가 CT나 MRI 등이 없는 상황에서 의술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무공을 응용하는 내용이 펼쳐질 겁니다.

우리 드라마에 빙공, 뇌공, 음공, 화공 등 네 가지 무공이 등장하는데 은수가 그 무공들을 활용해서 사람을 고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음공은 초음파로, 빙공은 마취로 활용하는 식으로 말이죠. 또 애니메이션은 복잡한 상황을 단순하게 표현하고 신선함을 주려고 사용했습니다."

'신의'는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고치는 의사를 넘어 나라를 고치는 의사를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그릴 계획이다.

공민왕이 원나라에 맞서 자주 고려를 세우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그려낸다.

김 PD는 "최영과 은수의 멜로와 함께 최영의 공민왕에 대한 애정도 강조할 것"이라며 "시청자가 보면서 '이런 대통령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 공민왕이 훌륭한 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