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때 엄마 역을 맡아서 감사해요. 2-3년 전에 엄마 역할을 했다면 과장해서 연기했을 수도 있었겠죠."

송윤아(36)는 8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웨딩드레스' 제작보고회에서 최근 엄마 역을 자주 맡는 것 같다는 질문에 이처럼 말했다.

영화 '시크릿'에 이어 '웨딩드레스'에서도 엄마 역을 맡은 그는 "현실에서 엄마는 아니지만, 당연히 엄마를 해야 할 시기"라며 "오히려 이런 작품이 찾아와주지 않았으면 불안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영화에서 싱글맘이자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9살 난 소라를 남겨둔 채 암으로 죽어가는 고운 역을 맡았다.

소라 역의 김향기에 대해서는 "영화 촬영에 앞서 역할에 대해 미리 계산도 하고 설정도 하는데 향기와 함께 촬영하면서 그런 계산이 허물어지는 느낌을 경험했다.

향기는 최고의 파트너였다"며 "향기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영화를 이끌었기에 저는 향기에게 묻어갈 수 있었다"고 극찬했다.

남편 설경구가 주연한 '용서는 없다'와 개봉시기가 겹치는 것과 관련, "그 영화는 그 영화대로 관객들이 많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평하면서 "저희 영화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것 같은데, 개봉 일주일이 지나면 큰 사랑을 받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웃었다.

'호로비츠를 위하여'(2005), '트릭'(2008)에 이어 3번째 장편을 연출한 권형진 감독은 시한부의 삶을 그린 익숙한 형식의 영화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저는 (익숙함에 관계없이) 시나리오가 좋으면 영화를 한다.

2년 전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엄마와 딸이 나누는 사랑의 감정이 매우 좋았다"며 "따뜻한 연출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내년 1월14일 개봉한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