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재현이 자신이 주연으로 출연한 저예산 영화 ‘집행자’의 교차상영과 관련해 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12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교차상영 철회 촉구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조재현은 “제작사로부터 삭발을 감행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이미 물 건너 간 거, 극단적인 방법이 아닌 진정성을 알리는데 중점을 두자고 의견을 피력했고 이 자리에 마련했다”라고 서문을 열었다.

조재현은 “사실 오늘 새벽까지 지인들이 말렸다. 제작사의 일이지 배우가 굳이 나설 일은 아니라는 것이었다”라면서 “그러나 이 자리에 이끈 것은 ‘집행자’들에 참여한 30여명의 스태프들이었다”라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특히 “가장 적은 스태프들이 나름대로 자기들의 인건비를 적게 받으면서 까지 촬영에 임했고, 그것이 나중에 큰 돈으로 돌아오는 게 아닌 보람으로 올 것이라는 기대로 열심히 만들었다”면서 “저예산, 독립 영화에 출연하면서 상업 영화와의 대결은 어렵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번을 통해 다시금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라면서 울먹였다.

조재현은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3억 원을 지원받으며 만든 영화가 개봉 이후 스코어가 좋다는 말에 작은 희망이나마 가질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교차상영’이라는 소식에 참담했다. 대형 배급사, 극장주 모두 선후배들이다. 그들을 욕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가 잘못 됐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라고 자리에 참석한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조재현은 파벌 싸움으로 실격 처리된 자신의 아들을 예로 들며 “‘저 배우가 왜 나타났을까. 저렇게 집행자에 목숨을 걸어야 하나’ 할 수 있겠지만, ‘집행자’는 이미 물 건너 갔다. 하지만 앞으로 반복되지 않기 위해 작은 방안이라도 마련하고자 나왔다”면서 “유인촌 장관을 만나 이같은 현 문제점에 대해 확실히 말하고 싶다”라고 현 교차상영 문제를 질타했다.

한편, ‘집행자’는 교도관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형에 대한 이야기로, 5일 개봉과 동시에 20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전체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집행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개봉 등과 맞물려 개봉 2주 만에 ‘교차상영’에 놓이게 됐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조선묵 대표를 비롯해 최진호 감독, 배우 조재현 등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탄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를 방문할 예정이다.

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 사진 양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