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문제적 소재인 '호스트'를 다룬 영화가 충무로에 상륙한다.

배우 김범, 배수빈, 김별, 이채영 등이 출연하는 영화 '비상'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특히 '비상'은 이미 '호스트'를 소재로 사회적 핫 이슈를 모은 영화 '비스티 보이즈'와 동일한 부분적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전혀 다른 캐릭터로 이야기를 풀어내 또 다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워할 수 없는 호스트 하정우와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고독한 호스트 배수빈.


# '천의 얼굴’ 배수빈의 매력적인 변신, 전설의 호스트 '호수'

배우 배수빈의 연기 변신이 눈부시다. 대한민국 대표훈남의 이미지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던 드라마 '찬란한 유산'부터 독한 복수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천사의 유혹'까지.

또한, 얼마 전 190만 관객을 불러모은 '애자'와 개봉을 앞두고 있는 '걸프렌즈'는 그의 스크린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됐다.

작품마다 매번 다른 캐릭터와 연기를 보여주는 배수빈은 영화 '비상'에서 지금까지 중 최고의 연기변신을 보여줄 예정이다. 고독한 No. 1 호스트 ‘호수’로 변신해 또 다른 호스트의 진면모를 보여줄 계획인 것.


# 고독한 No. 1 배수빈 vs 대책 없는 하루살이 하정우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지만, 허무하게 모든 것을 잃고 절망 속에 살아가는 ‘호수’는 극 중 예전의 자신과 닮은 ‘시범’(김범 분)을 만나면서 다시금 야망의 호스트로 거듭난다.

이는 2008년 문제적 소재 ‘호스트’를 스크린에 처음 알렸던 영화 '비스티 보이즈'의 하정우가 맡은 파트너 디렉터 ‘재현’과 극적으로 대비된다.

몇 천 만원의 빚이 있건, 여러 여자친구들에게 늘 의심을 받건, 하루하루 폼나게 살고 싶은 대책 없는 낙천주의자 ‘재현’은 특유의 능글능글함으로 모든 상황을 일관한다.

반면 호스트라는 직업보다도 사랑에 실패한 남자라는 애수 어린 설명이 더 어울리는 '비상' 속 ‘호수’ 배수빈은 호스트 계의 전설답게 늘 좌중을 압도한다.

그러나 이런 극명한 캐릭터 대비에도 하정우와 배수빈을 관통하는 것은 바로 그들의 스타일. 밤의 세계를 화려하게 수놓는 직업 ‘호스트’를 연기한 두 배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엣지 있는 수트패션을 선보였다.

쾌활하고 낙천적인 성격을 연기한 하정우는 영화 속에서 수트와 캐주얼을 넘나드는 스타일을 선보이고, 수트도 딱 떨어지는 느낌보다는 활동성 좋은 느낌을 연출했다.

반면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을 선보이는 배수빈의 수트는 컬러도 좀 더 어둡고, 피트감도 정확하다. 그레이, 실버, 블랙 등의 수트를 주로 입고 나오는 영화 속 배수빈이지만, 같은 화이트 수트여도 하정우와는 매우 다른 느낌으로 연출해 눈길을 끈다.

하정우가 칼라의 폭이 좁고 따뜻한 크림색의 수트를 입은 반면, 배수빈은 오프 화이트 수트에 블랙 셔츠를 매치, 변형된 모히칸 스타일의 헤어로 카리스마를 더했다.

‘호스트’를 영화 전반에서 풀어내기 보다는 남자들이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선택으로 설정한 영화 '비상'은 '비스티보이즈'와는 또 다른 설정으로, 사랑에 실패한 뒤 고독해진 남자 배수빈과 사랑에 모든 것을 걸려는 남자 김범의 대조적인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이 이채롭다.

또 하나의 화제작 '비상'이 과연 스크린계 '비상'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2월 3일 개봉.

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