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묵묵히 여주인공을 돌봐주는 '키다리 아저씨' 주인공들이 인기몰이하고 있다.

김현중, 배수빈, 차승원, 윤상현이 연기한 '키다리 아저씨' 캐릭터는 올 한해 안방극장의 여심을 흔들었다. 최근에는 정용화도 '키다리 아저씨' 캐릭터에 합류, 누나팬들의 마음을 뛰게 하고 있다.

KBS '꽃보다 남자' 김현중은 2009년 '키다리아저씨' 캐릭터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당시 그가 맡은 윤시후는 잔디(구혜선 분)을 마음에 두고도 구준표(이민호 분)때문에 늘 뒤에 있었다. 그러다 잔디를 위해 길거리에서 구두굽이 부러진 그녀를 업어주는 장면은 숱한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SBS '찬란한 유산'의 배수빈도 착한 남자의 전형이었다. 배수빈이 연기한 박준세의 늘 마음속에 있는 고은성(한효주 분)을 위해 많은 도움을 줬다. 그러나 고은성이 선우환(이승기 분)에게 눈길이 가 있자 아픈 마음을 웃음으로 숨겼다.

또한 SBS '시티홀'의 '차간지' 차승원을 빼놓을 수 없다. 대통령을 꿈꾸던 조국(차승원 분)은 우연찮게 인주시 9급 공무원 신미래(김선아 분)를 마주하고는 마음이 흔들렸다. 늘 후원자를 자처하며 도와주다 결국 약혼녀 고고해(윤세아 분)를 뒤로하고 신미래에게 청혼했다. '키다리 아저씨'에서 연인이 된 케이스다.

그런가 하면 MBC '내조의 여왕' 윤상현은 재벌 2세 허태준 일명 '태봉이'을 맡아 천지애(김남주 분)와 티격태격하면서도 자신의 재력과 능력을 십분활용해 '키다리 아저씨'로 도움을 줬다.


최근에는 SBS '미남이시네요'의 정용화가 뒤를 잇고 있다. 생애드라마 첫 출연인 그는 신우역을 맡아 어리바리한 미남 역 박신혜가 힘들 때마다 꼭 나타난다.

미남의 마음은 그룹 '에이엔젤(A.N.JELL)'의 리더 태경(장근석 분)에게 있는 줄은 알지만, 일부러 내색 않다가 최근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 것 둘러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배려남' '수건남'으로도 알린 그는 '키다리아저씨'가 되면서 첫 연기도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드라마속 '키다리아저씨' 캐릭터가 인기몰이하는 것에 대해 SBS드라마국 김영섭 기획CP는 "그동안 소설과 만화 속에 존재하며 많은 여성들이 판타지를 갖게 했던 키다리 아저씨 캐릭터가, 올해는 많은 드라마에서 중요한 남자캐릭터로 승화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드라마 속 여성주인공들이 어려움을 처할 때 마다 어느 순간 나타나 도와주는 멋진 키다리아저씨에 많은 여성 시청자들은 '아 나도 저렇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빠져들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팀 김시은 기자 showti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