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에게 있어 데뷔작은 풋풋한 추억도 있지만 때로는 촌스러운 연기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남기기도 한다.

특히 여느 배우들에 있어 ‘데뷔작’은 팬들에게 인식조차 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물론 그와는 반대로 첫 작품으로 하루아침에 뜬 스타도 있다.

연기자 윤세아는 어쩌면 후자에 가까운 ‘행운녀’ 일 수 있다.

전도연, 김주혁 주연의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을 통해 그들 이상으로 주목을 받은 윤세아는 바로 그 작품으로 연예계 데뷔한, 이제 5년 차 풋풋한 스타이기 때문이다.


★ 연극배우에서 안방극장 새내기 스타가 되기까지!

윤세아의 데뷔는 늦다. 여배우의 나이를 굳이 꼽을 필요는 없지만 20대 후반의 늦깎이로 데뷔한 것만큼은 사실이다.

또한 ‘라이징 스타’로 꼽기에도 적지 않은 나이다.

그러나 ‘라이징 스타’, 본연의 뜻 그대로 윤세아는 안방극장의 떠오르는 스타다.



‘악역’ 전문이라고 꼽힐 정도로 비슷한 캐릭터를 선보여왔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보여준 윤세아의 연기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그 이유가 바로 지금의 윤세아를 있게 했으며, 데뷔 5년 동안 쉬지 않고 작품을 해오고 있는 인기 비결 중에 하나일 것이다.

“연극학과를 졸업한 후 긴 공백기를 지나 늦게 연기자로 데뷔한 것이 아니라 줄곧 연극 무대를 통해 연기를 해왔어요. 그러던 중 보다 더 연기에 매진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일까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죠. 택한 것이 바로 안방극장이에요.”

2005년 영화 ‘혈의 누’와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으로 데뷔한 윤세아는 특히 드라마를 통해 일명 ‘김주혁의 첫사랑’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당시 언론의 초점이 주인공 전도연, 김주혁에 버금가도록 윤세아와 신인 하정우에게 맞춰졌던 것.

“‘프라하의 연인’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에요. 하정우씨는 물론 그때도 지금도 연기를 잘하시는 분이구요. 정말 잘 되실 줄 알았어요, 저는 뭐 열심히만 하는 배우죠. 그때도 지금도 매 순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해요. 때문에 소속사 측에서 걱정하지만요.(웃음)”



늦은 데뷔로 인한 부담감은 없다. 윤세아는 그저 배우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싶은 마음뿐이란다.

때문에 대본은 기본으로 리허설 전 숟가락 하나 집는 신마저도 준비하고 맞춰보고 촬영에 임한다. 그것이 바로 연이어 캐스팅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꼽는다.


★ “김주혁-차승원의 여자였다는 것만도 행복해”

윤세아는 사실 그동안 악역을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남자 주인공의 첫 사랑, 약혼녀 등 상대역으로 출연한 것 뿐이다.

그러나 본의 아니게 여자 주인공과의 결실을 맺게 되는 스토리 전개상, 윤세아는 악역아닌 악역의 이미지가 굳혀진 것은 어쩌면 억울할 수도 있으리라.

“김주혁씨나 차승원씨의 여자가 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그 분들의 여자라는 것만도 행복하죠. 많은 사랑을 베풀었으니, 저도 언젠가는 사랑받는 캐릭터를 연기할 날도 오겠죠.”



그들의 여자가 아닌 그들과 호흡한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윤세아. 그것이 바로 그녀의 실제 성격이다. 소탕하다 못해 너무 털털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짓게 하는 그런 매력.

때문에 윤세아는 새 드라마 ‘아내가 돌아왔다’ 촬영 중 전작 ‘시티홀’ 팬들로부터 사랑 가득한 선물 꾸러미를 받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많은 분들이 말을 안 하고 있으면 ‘도도해 보인다’ ‘새침해 보인다’ 그러세요. 캐릭터 영향이 컸나봐요. 하지만 저는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그래서 평소 성격대로 하면 많이들 ‘실제는 좀 낫네’ 그러세요. 오히려 별로하는 분들도 계세요(웃음).”



윤세아는 기존의 ‘깐깐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이번 새 작품에서 현모양처의 전형적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무슨 시험 보는 것처럼 대사들이 딱딱하고 정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번 일일극을 통해 풀어보려고요. 데뷔 처음으로 아이도 있고 남편도 있거든요. 극 초반에는 이들을 위해 사는 가정적인 여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아마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윤세아는 SBS 일일극 '아내‘ 시리즈의 완결판인 ’아내가 돌아왔다‘에서 착한 딸이자 현모양처 ’민서현‘ 역을 맡아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 ‘윤세아, 타이틀 첫 줄에 이름을 올리는 그날을 위해!’

“제가 계속 작품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열심히 하는 거요?. 물론 다른 배우들도 열심히 하시죠. 하지만 지금까지 매번 100%를 다 보여줬다고 생각된 적이 없었어요. 연습만큼 현장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말이죠. 그래서 다음에 더 잘하려고 하고 더 노력하는 거 같아요.”

연극 무대 출신 윤세아는 아직 연기에 있어 목마르단다. 만족감을 얻지 못한 숙제를 안고 살아간다는 것.

또한 자신의 그릇이 큰 편이 아니라며 그 작은 그릇을 채우고 비우고를 앞으로 더 많이 자주 해야 한단다.

그래서 매 작품 준비하는데 쏟아 붓는 열정도, 작품에 임하는 의지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란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마지막이라는 게 제 자세예요. 다른 모습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나의 순간의 모습이 시청자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어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래야 또 다른 작품을 하고, 또 하고 할 수 있잖아요. 저는 대작의 주인공이 아닌 흰머리 할머니가 될 때까지 오래오래 연기를 하고 싶거든요.”

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 사진 양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