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 25일 이틀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음악축제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이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자생력 있는 음악축제가 뿌리내릴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올해로 3회째인 그랜드민트페스티벌(Grand Mint Festival,이하 GMF)은 지난해 대비 40% 증가한 4만여명의 유료 관객을 동원해 흑자전환했다고 GMF 관계자가 26일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거나 기업명, 상품명을 축제의 이름에 넣어 기업의 후원을 받는 음악페스티벌과 달리 티켓 판매로만 흑자를 낸 음악축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GMF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피크닉같은 음악 페스티벌'이라는 슬로건이 관객의 감성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GMF는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려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깔고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으면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음악축제. 공연장 좌석에만 앉거나 서서 공연을 지켜봐야 하는 다른 공연과는 달리 선선한 가을 날씨에 차분히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공연 라인업도 강렬한 록 음악보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가수나 팀으로 구성했다. 올해에는 이적, 장기하와 얼굴들, 요조, 스위트피, 재주소년, 보드카레인 등이 무대를 꾸몄다. GMF는 또 쾌적한 피크닉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페스티벌 수용 인원을 제한했다. 이런 축제 컨셉트 때문에 여자 관객이 70%가 넘는다. 특히 올 축제에 여성 관객을 위해 만든 뷰티존에 파우더룸, 헤어, 네일, 코스메틱 숍을 마련해 큰 호응을 받았다.

대중음악 평론가 서정민갑씨는 "GMF는 국내 대중문화의 주요 소비계층인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여성들이 선호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딱 들어맞는 음악축제"라고 분석했다. 도심에서 열렸다는 점도 관객몰이에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연 제작사가 관객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것도 GMF 흥행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 남녀 관람객을 엮어주는 '그랜드부킹페스티벌', 출연진의 사인회, 여성관객을 위한 뷰티존 등은 관객의 요구로 마련돼 큰 호응을 얻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