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환 前OBS 사장 첫 음반 기념 지인 초청 콘서트

노인 폭행 사건 이후 칩거해온 최민수(47)부터 '국민 엄마' 김혜자까지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6일 밤 이화여대 ECC홀에서 열린 주철환(54) 전 OBS경인TV 사장의 첫 음반 발매 기념 콘서트는 따뜻한 우정과 웃음이 넘치는 자리였다.

주 전 사장이 지인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이날 공연에는 최민수와 김혜자 외에 유세윤, 김창렬, 윤석화, 이훈, 박경림, 이금희 등 그와 절친한 연예인들이 대거 찬조 출연했으며, 그의 처남이자 인기 방송인인 손석희를 비롯해 MBC 김주하 아나운서, 가수 배철수 등은 축하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눈길을 끈 사람은 최민수. 지난해 노인 폭행 사건 이후 산에 들어가 사는 등 두문불출해온 그가 이날 1년여 만에 대중 앞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바이크 동호회와 함께 전국을 돌다 방금 삼척에서 올라오는 길"이라고 말한 그는 오토바이를 타던 차림 그대로 무대에 올랐다.

주 전 사장과 최민수는 사제지간이다.

1979년 최민수가 동북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일 때 주 전 사장이 국어교사로 인연을 쌓기 시작한 것.
최민수는 "나이 차이가 7살밖에 안 나 당시에도 형이라 불렀는데, 형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님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형도 수업하기 싫어했고, 나도 수업을 싫어했는데 수업 10분 정도 지나면 누구라 할 것 없이 '노래할까?'라고 말하며 노래를 했던 기억이 난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때 난 밴드 활동을 하며 밤에 학교 옥상에 올라가 트럼펫을 불고는 했는데 형이 당직 설 때면 같이 소주도 마셨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또 그는 "형은 목소리가 강하거나 크지 않지만,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목소리"라며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생님이라 부르겠다.

주철환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MBC PD로 재직하던 시절 '모여라 꿈동산', '퀴즈 아카데미', '같이 사는 세상' 등의 프로그램 주제가를 직접 만들며 음악에 대한 재능도 과시했던 주 전 사장은 최근 자신이 작사, 작곡, 노래까지 직접 한 정식 음반을 냈다.

그는 "올해는 개인적으로 안식년으로 여기고 있는데 충전을 하면서 동시에 어릴 적 못다 이룬 꿈도 이루고 싶었다"며 "중2 때부터 지금껏 만든 곡이 60여 곡 정도 되는데 이번 음반에는 그중 10곡을 뽑았다.

모두 23-26세 때 군대 가기 직전에 잠도 안 자고 열정을 담아 쓴 곡들"이라고 말했다.

주 전 사장은 이날 공연에서 자신의 곡에 얽힌 사연을 소개하며, 때로는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불렀다.

배우 윤석화와 김혜자 등은 곡의 노랫말을 낭송하기도 했다.

주 전 사장이 OBS 재직 시절 프로그램 진행자로 모셨던 김혜자는 음반 타이틀곡인 '다 지나간다'를 낭송하며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그는 "노랫말이 너무 좋아 주 사장이 안 쓴 줄 알았다"며 감탄했다.

주 전 사장은 공연 전 "객석이 700석인데 다 찰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우려했지만 이날 객석은 만원이었으며, 관객들은 2시간여의 공연 내내 하나가 돼 '친구'의 뜻깊은 공연을 축하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