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여성은 아름다워지기를 갈망한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향한 끝없는 욕망과 집착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12일 언론시사회에서 첫 선을 보인 영화 '요가학원'은 연령을 불문하고 모든 여성들의 최대 관심사인 아름다움과 그에 따른 질투와 집착 등을 다뤄 여성관객에게 공감대를 얻고자 노력했다.

윤재연 감독이 시사회장에서 밝힌 '획일화된 아름다움을 뒤쫓는 여성들에게서 느껴지는 집착과 공포'라는 주제를 영화 전반적으로 나타내려 애썼다.

영화의 이같은 주제는 특히 엔딩 장면에서 아름다움의 대명사같은 존재인 '간미희'의 포스터가 잔뜩 붙어있는 지하철역을 보여줌으로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아름다움을 소재로 다룬 영화답게 아름답고 젊은 여배우가 무려 8명이나 등장해 눈길을 끈다.

연기 또한 나쁘지 않다. 주인공을 맡은 유진의 연기가 약간 어색한 부분이 있지만 다른 여배우들의 연기는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아름다움에 집착해 추악하게 변해가는 인간의 심리를 섬뜩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다이어트 강박증이 있으나 식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인순' 역의 조은지의 연기는 발군이다.

어리숙하고 우스운 인물같지만 절대 미(美)에 대한 무서운 집념에 사로잡힌 캐릭터를 맡아, 인간의 본성을 섬뜩하고 신랄하게 드러내는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한 여배우들은 촬영 전 2개월 동안 하루 3시간 이상의 강도 높은 요가 수련을 받아 매끄럽고 섬세한 요가 동작으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영화에는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특수효과와 특수분장이 많이 사용됐다.

시각 효과뿐 아니라 '요가'라는 소재에 걸맞게 영화 중간중간 호흡하는 소리를 넣고 요가 수련시 사용되는 묘한 분위기의 음악도 넣어 청각적인 공포감 조성을 시도했다.

그러나 지나친 특수분장은 오싹함 대신 혐오감을 줬으며, 청각적 요소 또한 너무 자주 등장해서인지 의도만큼의 긴장감을 주지 못한다.

배우들이 시사회장에서 밝혔듯, 영화는 단순히 공포물일 뿐 아니라 인물 제각각의 슬픈 사연을 다룬 드라마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이것이 여타의 공포물과 차별화된 점.

그러나 인물이 많다 보니 각각의 사연을 깊이있게 다루지 못해 뭔가 허전한 느낌이다.

여러 여배우들의 차갑고 섹시한 매력을 느낄 수는 있으나, 화끈한 공포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는 관객이라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다.

1시간 38분. 15세 관람가. 20일 개봉.

뉴스팀 오유진 인턴 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