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란바토르에서 '아내의 유혹' 주제가 인기

6년 만에 내렸다는 폭우로 울란바토르 시내 곳곳이 침수된 17일 저녁(현지시각) 몽골 최대의 공연장인 울란바토르 팰리스에 빗속을 뚫고 3천500명의 인파가 모여들었다.

국제문화산업교류재단과 울란바토르시가 공동 주최한 '제2회 한ㆍ몽골 문화축제 한마당 빅 콘서트'에 출연하는 한국과 몽골의 인기 스타들과 전통 문화예술인을 보러온 관객들이다.

이날 공연에는 몽골에서 방송돼 시청률 80%를 기록한 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배우 장서희, 2006년 몽골에서 '김두한' 붐을 일으킨 드라마 '야인시대'의 배우 안재모, 현지 젊은 층의 사랑을 받는 가수 김현정과 휘성, 중앙대 여성타악단 '쟁이' 등이 출연했다.

또 '몽골의 휘성'으로 불리는 가수 BX, 차수경이 부른 '아내의 유혹' 주제가 '용서못해'를 몽골어로 개사한 '사랑은 놀랍다'로 인기를 얻은 부부 듀오 '앙하, 할리온', 전통 음악인 목노래 '회메이'를 선보인 팀 등 몽골 출연진들도 가세했다.

공연의 백미는 엔딩 무대에 오른 장서희였다.

장서희가 등장하자 관객들은 무대 앞으로 우르르 몰려나와 "은재, 은재, 사랑해요"를 외치며 휴대전화로 장서희의 모습을 앞다퉈 담았다.

'아내의 유혹' 대만 홍보행사를 마치고 왔다는 장서희는 "몽골에서 '아내의 유혹'을 많이 사랑해주신다는 얘기는 한국에서 들었다.

너무 따뜻하게 환영해줘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착한 구은재와 복수의 화신인 민소희 두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힘들었지만, 여러분이 사랑해주시니 보람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몽골에 오니 멋진 남자 분들이 많은데 몽골 남자들처럼 따뜻한 사람이 좋다"고 말하자 남자 관객들의 휘파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특히, '앙하, 할리온'이 등장해 장서희와 함께 '아내의 유혹' 주제가를 부를 때에는 관객들이 모두 노래를 합창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안재모는 국내에서 발표했던 1집 수록곡 '한 사람을 위해'를 부르고 "올 때마다 큰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차기작으로 안중근 의사를 다룬 드라마에서 무사 역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그는 '야인시대'의 인기로, 그동안 몽골을 두 번 방문했으며 이번이 세 번째다.

휘성이 등장하자 젊은 관객들은 그의 이름을 외치며 '불치병', '별이 지다' 등 히트곡을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안되나요', '위드 미(With Me)', '인섬니아(Insomnia)'를 잇따라 부른 그는 큰 호응에 놀란 듯 "몽골에 자주 와서 공연하고 싶고 단독 콘서트를 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꼭 기억해달라"고 인사했다.

'몽골의 휘성'으로 불리는 BX는 휘성의 '인섬니아' 한 소절을 부르는 등 현지 R&B 스타로서 인상적인 무대를 보여줬다.

또 "한국의 롱다리 미녀가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현정이 '그녀와의 이별'을 부르며 늘씬한 몸매로 시원스러운 춤 솜씨도 선보였다.

김현정이 "오늘은 한국과 몽골의 축제이니 우리 신나게 즐기자. 두 손을 머리 위로, 오른쪽으로 돌리고"라면서 관객의 율동을 유도하고 히트곡 '멍'을 선사하자 공연장의 열기는 한층 고조됐다.

이날 공연은 양국의 스타뿐 아니라 한국의 사물놀이와 부채춤, 몽골의 전통 음악과 춤이 어우러져 '문화축제 한마당'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무대로 펼쳐졌다.

몽골 위성채널인 UBS에 의해 녹화 방송도 된다.

국제문화산업교류재단의 신현택 이사장은 "내년이 한몽 수교 20주년"이라고 소개하고서 "이 축제는 한국과 몽골의 화합과 문화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자리"라며 "이번 방문을 통해 재단과 울란바토르시 문화예술국이 문화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맺었다"고 밝혔다.

(울란바토르<몽골>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