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칠한 키에 누가 보아도 센스가 뛰어난 꽃미남이지만 연애나 결혼에는 관심이 없는 남자를 일컬어 초식남이라고 한다.

이들은 기존의 남성상(육식남)과 달리 감수성이 뛰어나고 자기애가 강하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을 가장 중요시한다.

11일 방송될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우리 주변의 초식남을 밀착취재하고 그들을 통해 급변하는 한국사회의 모습을 재조명해본다.

“여자 친구는 많지만 애인은 없어요. 괜히 상대방 기분을 맞춰야 하고 서로 상처를 주는 일은 너무 싫어요.
저도 바쁜데 시간도 들고 돈도 드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요. 헤어지든 결혼하든 평생 피곤해지는 건 마찬가지니까. 그럴 바에야 혼자 취미생활하고 성별 따질 것 없이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좋아요. 섹스? 저 같은 경우엔 성욕이 강하지 않은 편이에요. 남들이 혹시 게이 아니냐고 묻기도 하지만 그렇지는 않아요.”

담담히 말하는 회사원 이모(31)씨는 훤칠한 키에 누가 봐도 센스가 뛰어난 꽃미남이지만 연애나 결혼에 관심이 없다.

이런 남자들을 일컫는 신조어가 바로 ‘초식남(草食男)’이다.

초식남이란 말은 일본의 한 칼럼니스트가 기존의 남성상(육식남)과 달리 감수성이 뛰어나고 자신의 취미활동에 적극적이나 이성과의 연애에는 소극적인 남성을 지칭하면서 회자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기애가 강하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을 가장 중요시한다.

감수성이 뛰어나고 자기에게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깔끔한 외모를 유지한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데다
공격적이지 않고 세심한 면이 있기 때문에 여성들과 쉽게 친해지지만애인사이로 잘 발전하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30대 미혼남성 74%가 스스로를 초식남이라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런 경향에 따라 초식남을 주제로 한 서적들이 쏟아지고 초식남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이런 초식남은 지금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매스미디어에서 자상한 꽃미남 스타일로 대변되는 캐릭터가 초식남의 특성을 표현하고 있다.

실제로 자유롭게 개성을 발휘하는 20대들에게 초식남은 주위에서 흔히 보이는 남성상이다.

스스로를 초식남으로 인정하는 김모(27)씨는 “연애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모든 것을 버려도 좋을 만큼의 인연, 혹은 내 사생활을 터치하지 않고 만나줄 마음 넓은 여자가 아니면 함부로 연애를 시도하지 않는 것뿐이죠.”라고 말한다.

희생을 거부하는 개인주의자인가, 시대를 이끌어가는 트렌드세터인가?

‘여자’보다 ‘나’를 사랑하는 초식남을 샅샅이 파헤쳐볼 '그것이 알고싶다'는 11일 밤 11시 20분 방송된다.



뉴스팀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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