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희라는 배역은 나뿐 아니라 모든 남자가 추구하는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간 따뜻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어필해온 지진희가 외면적으로 완벽해보이지만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는 까칠한 남자로 변신한다.

15일부터 방송되는 KBS 2TV 새 월화미니시리즈 '결혼 못하는 남자'에서 지진희는 까탈스러운 독신남 조재희 역을 맡았다.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페리얼 팰리스에서 열린 '결혼 못하는 남자' 제작발표회에서 지진희는 "결혼을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 각기 장단점이 있다"면서 "'결혼 못하는 남자' 조재희의 장점은 거침없이 생각하고 이야기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4년 결혼한 지진희는 "저는 결혼을 참 잘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또 "사랑만 해서 결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냉정하게 결혼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펼쳤다. 그러나 그는 "혼자 살아야 할 것 같은 사람도 주변에 있다. 그런 사람을 보면 결혼하지 말라고 충고한다"며 웃었다.

전작인 MBC '스포트라이트'에서는 냉철한 사회부 기자를 연기하고, 영화 '수'에서는 킬러, '오래된 정원'에서는 운동권 학생을 연기하는 등 최근 잇따라 어둡고 진지한 연기를 펼쳤던 지진희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오랫동안 꿈꿔왔던 코믹연기에 도전한다.

지진희는 "코믹 연기를 하게 돼 정말 좋다. 예전부터 밝은 역할을 하고 싶었다"면서 "때로 촬영 중 '오버'하기도 해 감독님이 막아주시기도 한다"며 웃었다. 그는 코믹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앞머리카락을 세번이나 태우는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극중 고기를 굽는 장면이 있었는데 좀더 실감나게 하려고 기름을 많이 부었더니 불이 확 올라와 앞 머리카락을 많이 태웠어요. 무려 3번이나 NG를 내며 머리카락을 태웠습니다."

지진희는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독신남의 특권이다. 그런 점은 여전히 부럽다"면서도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니 모든 면에서 안정이 되고, 예전에는 과음을 했지만 술도 지금은 거의 안 마셔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