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72억원…日 부가사업에 기대

31일 화제 속에 막을 내리는 KBS 2TV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는 과연 돈을 얼마나 벌었을까.

시청률 30%를 넘어서고 9회부터는 광고도 모두 판매되는 등 높은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제작사인 그룹에이트는 이미 돈방석에 올랐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꽃남'은 아직 돈을 벌지는 못했다.

신인을 기용해 '고액 출연료'의 부담도 지지 않았던 이 드라마는 왜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어서지 못했을까.

◇회당 제작비 2억9천만 원
회당 3천~5천만 원이 드는 고액 출연 배우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회당 제작비가 줄어들지는 않았다.

그룹에이트의 배종병 PD는 "회당 제작비는 2억9천만 원이 들었다"고 밝혔다.

일반 미니시리즈의 회당 제작비가 2억 원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더 많이 들었다.

이에 대해 배 PD는 "우선 미술비가 많이 들었고, 비싼 배우는 없었지만 다른 미니시리즈에 비해 출연진이 꽤 많았다"고 밝혔다.

재벌가 자제들인 F4의 삶을 그리면서 많은 미술비가 들었고 학교 생활과 주인공들의 가족을 그리는 과정에서 등장 인물이 많았다는 것.
여기에 '꽃남'은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촬영했기 때문에 이동에 따른 촬영비도 많이 들었다.

뉴칼레도니아와 마카오 등 해외 촬영도 병행했다.

배 PD는 "해외 촬영이 과도한 PPL(간접광고) 논란을 일으켰지만 실제로 해외 촬영에서도 많은 돈이 들었다.

현지에서 지원한 돈으로는 제작비가 턱없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KBS로부터 받은 제작비는 회당 4천만 원이다.

방송사가 대개 회당 1억 원 안팎의 제작비를 지급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제작사는 "톱스타가 없으니 방송사가 제작비를 적게 책정했다"고 밝혔다.

◇'광고연동제', 해외수익 배분율 유리하게 계약
'꽃남'은 회당 제작비를 적게 받는 대신 해외 판매 수익 배분율에서 다른 드라마에 비해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드라마는 해외 판매가 될 경우 제작사와 방송사가 4대 6으로 수익을 나눠 갖는다.

그런데 '꽃남'의 경우는 제작사가 가져가는 몫이 훨씬 커졌다는 것.
배 PD는 "그 비율이 얼마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다른 드라마보다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현재 '꽃남'은 해외 12개국에 판매돼 총 50억 원 정도를 벌었다.

11개국에는 판권 전체가, 미국에는 IPTV 판권이 팔린 상태다.

여기에 '꽃남'은 드라마 최초로 방송사와 '광고연동제' 계약을 맺었다.

제작비를 적게 받는 대신 광고가 모두 팔리면 회당 제작비를 조금 더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한 것.
이에 따라 '꽃남'은 광고 28개가 모두 팔린 9회부터 회당 3천만 원의 제작비를 더 받았다.

그렇게해서 '꽃남'이 KBS로부터 받은 제작비는 총 15억원 정도다.

◇日 부가상품 판매에 기대
배 PD는 "방송 내내 간접광고 논란이 일었지만 10억 원 어치도 못했다.

이 정도 화제가 되는 드라마 치고는 상당히 적은 금액"이라며 "워낙 불경기 속에서 제작을 하려다보니 간접적인 지원은 거의 받지 못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제 '꽃남'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일본 시장에서의 부가 상품 판매에 달려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탁상용 달력과 악보집, 팬시용품 등의 '꽃남' 부가 상품이 출시됐는데, 실제로 부가 상품 시장이 가장 큰 곳은 일본이다.

배 PD는 "DVD와 OST 등의 부가 상품 판매가 이제부터 시작인데 성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직 손익분기점도 넘지는 못했지만 부가 상품 판매에 따라 분명히 넘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