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휴대폰을 충전하느라 몇 시간 동안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됐다. 단 10초 만에 충전이 가능한 혁명적인 배터리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MIT)의 과학자들이 기존 배터리보다 약 100배가량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새로운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이 놀라운 배터리는 휴대폰 뿐 아니라 노트북이나 아이팟(i-Pod), 디지털 카메라 등 대부분의 전자 기기에 사용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심지어 전기 자동차에도 적용될 수 있다. 기존의 전기 자동차 배터리는 한 번 충전하려면 대략 8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반면, 이 배터리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것처럼 단 몇 분정도면 충전이 가능하다. 전기 자동차로도 자유로운 장거리 운행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게다가 석유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



이 배터리는 기존에 사용되던 리튬 이온 충전식 배터리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작은 크기임에도 많은 양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어 오늘날 대부분의 휴대용 전자 기기에 쓰이지만, 충전 속도가 비교적 느리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기존의 리튬 이온 배터리는 리튬과 탄소로 만들어진 두 전극 구조를 갖고 있다. 배터리가 충전되거나 방전될 때, 이온들은 한 전극에서 분리되어 다른 전극으로 흡수되기 위해 전해질을 통해 흘러가게 된다.

기존 배터리의 충전 시간이 느린 까닭은 바로 이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MIT 연구팀은 전통적인 리튬 전극의 표면 구조를 변경해 이온이 방출되어 흡수되는 시간을 기존보다 100배가량 빠르게 향상시켰다. 이 신기술을 사용해 만들어진 견본모델은 단 10~20초 내에 완벽하게 충전과 방전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배터리의 재료가 다른 배터리와 달리 충전 과정에서 에너지를 감소시키지 않기 때문에 2~3년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조업자들이 흔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연구팀의 대표 거브랜드 시더(Gerbrand Cedar) 박사는 “몇 시간이 걸리던 충전 시간을 단 몇 초로 단축시킨 이 기술은 새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되어 생활 방식의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며 결과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배터리의 급속 충전을 가능하게 한 이 신기술은 더 작고 더 가벼운 ‘포켓용 배터리’의 새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스팀 이나연 인턴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