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명한 영성가 안셀름 그륀 신부는 책의 인세와 강연 수입을 수도원에 온전히 다 내놓고,강연하러 다닐 때면 대중교통이나 낡은 자동차를 이용한다.

그러면서 "강연하고 돌아오는 길에 때로 카페에 들어가 카푸치노 한 잔을 마시는 '작은 사치'를 누린다"고 말한다.

2002년 국내에 소개된 밀리언셀러 《단순하게 살아라》의 저자인 베르너 티키 귀스텐마허 목사는 이런 사례를 들면서 물질적 가치보다 정신적 · 영적 풍요를 추구하는 '삶의 럭셔리'를 즐기라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럭셔리'는 많은 재산이나 고급 옷,멋진 파티처럼 거창한 것이 아니라 틀에 박힌 삶과 걱정,근심에서 해방되는 것,그리고 정신적 풍요다.

그는 신작 《럭셔리 예수》(갈대상자 펴냄)에서 "예수님이야말로 럭셔리한 삶의 전형"이라며 예수가 지향하고 실천했던 삶의 20가지 방식을 전해준다.

가난 속에서 부를,고난 속에서 구원을,궁핍 속에서 풍요를,강압 속에서 해방을 보는 예수의 럭셔리한 방식으로 경제난 때문에 피폐해진 삶을 풍요롭게 바꾸자고 그는 역설한다.

가나라는 작은 마을에서 열린 혼인 잔치에 초대받는 예수는 포도주가 떨어지자 여섯 항아리의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기적을 보였다.

잔치에 초대받은 손님이 문제를 주인에게만 맡겨두지 않고 능동적으로 해결했던 것이다. 저자는 "이런 자세가 잔치에 참여하는 손님의 건강하고 성숙한 태도"라며 "잔치를 즐기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라"고 강조한다.

예수가 보리개떡 5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수많은 사람을 먹였듯이 부족한 것보다는 가진 것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 럭셔리한 삶이다. 질병과 슬픔,걱정에도 불구하고 자기 안에 아직 가능성이 숨어 있음을 느끼고 찾으면 삶이 달라진다.

저자는 또 "밤에 열쇠구명을 통해 스며드는 염려에게 조용한 음성으로 이렇게 말해주라.'넌 그만 나가도 좋아.예수님이 나보다 나를 더 많이 염려하고 계시거든'"이라며 걱정과 염려를 내려놓아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저녁마다 자신의 축복창고에 저장된 기쁜 일과 즐거운 생각들을 비워 남들에게 선물하면 다음 날 창고는 새로운 것들로 또 채울 수 있다. 당신은 얼마나 부유하고 럭셔리한가. "

그래서 예수는 각자에게 주어진 재능(달란트)을 살려 부를 창출하되 물질에 매이기보다 돈으로 선행을 베풀라고 가르쳤다. 또 예수가 포도원 일꾼의 비유를 통해 범사에 감사하라고 가르친 것처럼 삶의 관점을 '불만 모드'에서 '감사 모드'로 바꾸는 것이 가장 깊은 내면에서부터 럭셔리한 삶의 재료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240쪽,1만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