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을 넘어라.'

지난 7일 일본에 '굴욕의 7회 콜드게임(14-2)'을 당한 한국이 8일 오후 6시 30분 일본 도쿄돔에서 제2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아시아 1라운드 3차전 중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전날 당한 아픔을 추스리고 WBC 본선진출 티켓이 걸린 이날 경기에 집중한다는 각오다.

일단 중국은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고 있다. 프로선수들이 참가한 지난 1998년 이후 국제대회에서 한국은 중국과 14번 싸워 전승했다. 콜드게임승도 3차례나 있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중국은 아시아예선 최약체로 꼽혔지만 대만을 4-1로 꺾어 파란을 일으키는 등 만만치 않는 전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최강 일본도 중국전에서 예상 외로 고전하며 4-0 승리를 거뒀다. 안타수에서는 5-5로 동수였다. 무라타의 홈런이 나오지 않았으면 일본도 장담할 수 없었던 승리였다.

야구 불모지로 꼽혀온 중국은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을 전후해서 전력이 급상승했다. 짐 르페브르 등 메이저리그 출신 감독들을 선임해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선수들을 조련했다.

올림픽에선 정예가 망라된 대만에 8-7 승리를 거두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한국도 중국에 연장 11회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1-0 승리한 바 있다.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대다.

대표팀은 일단 투수진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선발 윤석민(KIA)을 포함해 가동할 수 있는 전력을 모두 투입할 태세다. 중국전을 이겨야 본선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승리할 경우 9일 예정된 일본전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각오다.

한국이 주의해애 할 선수는 중국 3번 유격수 창레이이다. 창은 지난 6일 일본전에서 4타수 1안타로 타격감을 조절한 데 이어 7일 대만전에서는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폭발했다. 특히 8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을 넘기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4-1의 팀승리를 이끄는 쐐기포였다.

2경기에서 8타수 4안타 1득점 2타점으로 이번 대회 최다안타 선두를 달리며 방망이가 증명된 창은 빠른 발을 앞세운 폭넓은 수비에서도 돋보이고 있다. 메이저리거 같은 현란한 글러브질과 강한 어깨를 자랑한다.

우투우타 창은 미국 캔자스 시티에서 태어난 중국인으로, 중국대표팀의 공격과 수비의 핵심이다. 레이는 레이먼드 보-슈를 줄여 부르는 이름이다.

한국이 '복병'으로 떠오른 만리장성 중국을 넘어 9일 일본과 다시 1라운드 1,2 결정전에서 '굴욕의 콜드패'를 설욕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