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문화재와 불법 문화재의 유통을 차단해야 합니다. 가짜가 판친다면 누가 고미술품에 관심을 갖겠습니까. 고미술업계도 이제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

최근 한국고미술협회 정기총회에서 제22대 회장으로 재선출된 김종춘 회장(61)은 이렇게 밝혔다.

그가 요즘 고미술 감정 전문가를 양성하고 고미술품의 진위 구별이나 가치판단 능력을 길러주는 16주 과정의 고미술 문화대학 감정아카데미 운영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감정아카데미를 개설했더니 은행과 증권사 임원,교수,변호사 등 각계 각층에서 뜨거운 호응을 보이며 수강신청자가 정원을 훨씬 넘어섭니다. 학기마다 수강자 선발에 애를 먹고 있어요. 올해에도 국고를 지원받아 회원과 애호가들을 위한 고미술품 감정 아카데미,매매업자 교육 및 연수 등의 사업을 추진 할 예정입니다. "

그는 "협회 내에 고미술품 거래 및 유통 정화위원회를 두어 가짜 문화재의 유통을 막을 것"이라며 "고미술 대중화를 위한 경매사업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 문화의 본산인 고미술 시장이 10년 넘게 늪에 빠져 있어야 되겠느냐"며 하반기에는 문화재 장터인 '고미술박람회'를 열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미술품 양도세 과세 방침은 가뜩이나 얼어 있어 보호를 받아야 할 골동품 등 고미술품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격입니다. 양도차익 과세 문제와 선의의 취득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재보호법 등 법령 ·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겁니다. 2003년에도 70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법안을 부결시키는 데 앞장섰던 경험이 있으므로 협회 차원의 대응책을 모색할 것입니다. "

그는 "문화재는 돈 많은 사람이나 특수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것이란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1997년 18대 회장으로 취임한 뒤 줄곧 회장직을 수행해왔으며 이번이 네 번째 연임이다. 2003년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 "도난 문화재의 보유 경위를 따지지 않고 몰수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을 얻어냈다. 다보성고미술전시관 대표도 맡고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