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TV방송에 이어 FM라디오도 2013년께부터 디지털로 전환돼 '보는 라디오' 시대가 본격 열린다. 또 디지털 전환으로 남게 되는 주파수가 재분배돼 신규 사업자의 FM라디오 방송 진출 길도 열린다.

◆'보는 라디오'시대 본격 개막

아날로그 FM라디오 방송이 디지털로 전환되면 방송 음질이 CD(콤팩트 디스크) 수준으로 좋아지고,쌍방향 데이터 방송이 가능해진다. 음악을 들으면서 노래 가사나 가수의 화보 등을 볼 수 있고,날씨 교통 등 생활 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도 있다.

보는 라디오 시대는 2013년께 본격화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2년 말까지 지상파 TV방송의 디지털 전환 작업이 마무리되면 FM라디오 방송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13년부터 디지털 FM방송이 전국으로 송출될 전망이다.

방통위는 미국식 디지털 라디오 방식인 IBOC(In Band On Channel)와 유럽식 방식인 DAB(Digital Audio Broadcasting) 및 DAB+ 등 3가지 기술 방식을 놓고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IBOC는 현행 아날로그 FM라디오 대역(총 200㎑)의 좌우에 각각 70㎑를 추가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주파수 대역 및 채널 수가 기존 FM방송 대역과 동일해 아날로그 방송과 디지털 방송을 병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DMB 라디오에 적용하고 있는 기술 방식인 DAB와 DAB+는 다수의 오디오 및 데이터 프로그램을 다중화해 전송하는 방식으로 IBOC에 비해 전송 효율이 좋다. 채널 수를 더 늘릴 수 있지만 기존 아날로그 방송과 별도로 주파수를 추가 배정해야 하는 게 흠이다. 방통위는 내년까지 검증 작업을 거쳐 2011년께 기술 방식을 정할 예정이다.

◆신규 FM라디오 방송사업자 나올 듯

기존 FM라디오를 디지털화하면 동일 주파수 대역폭으로도 기존 아날로그에 비해 2배 이상의 방송 채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디지털 방식이 아날로그 방식보다 주파수 이용 측면에서 효율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FM라디오의 디지털화에 맞춰 신규 사업자 선정도 검토 중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기존 FM라디오 방송사업자에게 주파수를 배분하더라도 주파수가 남고,지상파 TV방송의 디지털 전환으로 남는 주파수를 활용할 수도 있다"며 "FM라디오 신규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M라디오의 디지털화로 관련 산업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라디오뿐 아니라 자동차 오디오,FM라디오 수신이 가능한 MP3플레이어 등 디지털 기기에 디지털 FM라디오 수신 장치가 있어야 디지털 FM라디오 청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는 라디오 시대가 본격 열리면 TV처럼 동영상 광고도 가능해지고,다양한 데이터 부가서비스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국내에 FM라디오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단말기는 5926만대로 추정된다"며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단말기 교체 수요와 새로운 부가 서비스 등장으로 인해 연간 1조원 이상의 신규 수요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