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을 떠났던 10대들이 다시 TV 앞으로 몰리고 있다.

갈수록 드라마 시청자가 고령화하고 있는 가운데 오랜만에 '샤방샤방'한 청춘 드라마가 방송되면서 10-20대 시청자들이 부쩍 늘어난 것.

이민호, 김현중, 김범, 김준 등 한국판 F4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BS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10대들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5일 방송된 '꽃보다 남자' 첫회 시청률은 14.3%(TNS미디어코리아 기준)로 나타났다.

이후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한 이 드라마는 26일에는 MBC의 대작 '에덴의 동쪽'을 앞서며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인기의 뒤에는 겨울방학을 맞은 10대들이 자리잡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꽃보다 남자'는 1회는 여성 10대에서 19%로 가장 높은 시청점유율을 보였다.

1-6회까지 종합해도 10대 여성의 시청점유율이 17.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여성 30대가 15.4%, 여성 20대가 13.3% 순으로 나타났다.

'에덴의 동쪽'이 '꽃보다 남자' 이후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월화드라마 전체 시청률은 증가해 '제로섬 게임'이 아닌 드라마 시청자의 '파이'자체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꽃보다 남자'에 앞서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마지막회가 방송된 지난해 12월 16일 방송 3사의 월화드라마 시청률 합계는 44.9%였다.

'꽃보다 남자' 6회가 방송된 지난 20일 3사 월화극 시청률 합계는 57.5%로 상승했다.

12.6% 포인트나 상승한 수치이다.

현재 수목드라마 판도와 비교해도 월화드라마에 시청자가 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2일 기준 수목드라마는 MBC '돌아온 일지매'(16.1%), KBS2 '경숙이 경숙아버지'(13.3%), SBS '스타의 연인'(7.7%) 등 세 편의 시청률을 합쳐도 37.1%에 불과하다.

이러한 10-20대 시청자의 유입은 같은 또래 신세대 스타들의 탄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꽃보다 남자'는 이민호, 김현중, 김범, 김준 등 F4 4인방을 스타덤에 올려놓고 있으며 조연으로 등장하는 신인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10-20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끈 작품들은 신인을 발굴하는 역할을 해왔다.

2006년 초 방송된 MBC 드라마 '궁'은 주지훈, 윤은혜, 송지효 등을, 2007년 여름 종영된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도 정일우, 박민영, 김범, 김혜성 등을 배출했다.

'꽃보다 남자'의 제작사 그룹에이트의 배종병 기획PD는 "그동안 젊은 층의 감성에 호소하는 상큼한 드라마가 없었는데 '꽃보다 남자'가 그런 점을 충족시킨 것 같다"며 "국내 20대 초반 연기자층이 매우 좁았는데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들을 투입한 '꽃보다 남자'가 신인등용문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반겼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