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지 않는 비결요? 저는 그냥 열심히 일 할 뿐이고,아이들도 있어서 잠도 잘 못 잡니다. 아마 나이 먹을 시간이 없어서 그런가 봅니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작전명 발키리' 홍보차 한국을 찾은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47)는 18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40대 후반인 데도 동안(童顔)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크루즈는 16일 오후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면서 몰려든 한국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 포옹을 하는 깔끔한 매너로 언론으로부터 '친절한 톰'이란 별명을 얻었다.

"별명 감사합니다. 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 팬들의 환대를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

그는 자신이 영화배우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제 스스로 영화광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를 선물하기 위해서입니다. 내 자신이 보고싶은 영화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거든요. 이런 관점에서 그동안 다양한 장르를 선택했어요.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

'작전명 발키리'는 2차대전 당시 히틀러를 암살하려는 조직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여기서 암살임무를 맡은 슈타우펜베르크 대령 역을 맡았다. 그동안 5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그가 실존인물 역을 한 것은 '7월4일생' 이후 두번째다. 그만큼 이 영화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히틀러는 어릴 때부터 정말 죽이고 싶었어요. 역사를 공부할 때 왜 아무도 히틀러를 암살하지 않았을까 궁금해하곤 했죠.때마침 '유주얼 서스펙트'의 각본과 감독을 맡았던 크리스토퍼 매쿼리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박진감 넘치는 시나리오를 가져와 출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전투기를 조종할 능력도 있고 2차대전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대령 역을 연기하면서 슈타우펜베르크를 존경하게 됐고 제 삶도 변했습니다. "

배우 케이티 홈즈와의 사이에 딸 수리를 두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크루즈는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역사에 관한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주지 못하는 상황이 얼마나 절박했을까"라고 자문하며 "슈타우펜베르크는 아이가 장교 모자를 쓰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아이들의 미래와 인류의 미래에 대한 결단을 내린다"고 말했다.

크루즈는 "연기를 하면서 암살 작전을 할 때의 현실감과 긴장감을 어떻게 전달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히틀러 암살 작전들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것이 영화의 긴장감을 떨어뜨리지는 않는다"고 귀띔했다.

'타이타닉'이 침몰했다는 사실은 모두 알지만 누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듯,'작전명 발키리'의 결말도 모두 알고 있지만,등장인물 개개인의 운명을 잘 모르기 때문에 서스펜스는 배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크루즈는 한국 영화인들과의 교류도 확대하고 싶다고도 했다. "이번 방문 기간 중 재능있는 한국 영화인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국적에 관계없이 영화인,예술가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서로 격려하고 교류하면 좋겠습니다. "

글=유재혁 기자/사진=임대철 인턴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