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ㆍ이준익ㆍ봉준호ㆍ강제규 차기작 기대

2003~2006년 4년간 한국 영화는 관객 1천만명 이상을 모은 영화를 매년 1편씩 배출하는 호황을 누렸다.

한국영화의 월별 극장관객 점유율은 한때 80% 를 웃돌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월의 한국 영화 점유율은 7.8% (CJ CGV자료기준). 2002년 1월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떨어졌을 만큼 한국영화는 침체기다.

이런 시기에 '1천만 관객 시대'를 이끌었던 스타 감독들이 구원투수로 나설 채비를 갖췄다.

2006년 '괴물'(1천302만 명)의 봉준호, 2005년 '왕의 남자'(1천230만 명)의 이준익,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1천207만 명)의 강제규, 2003년 '실미도'(1천108만 명)의 강우석 감독.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지만 이들 4명은 저마다 화려한 컴백을 꿈꾸고 있다.

◇'절치부심'끝에 '강철중'으로 돌아온 강우석 감독 = 가장 먼저 관객의 평가를 앞둔 인물은 강우석 감독.
'충무로의 승부사'로 불리는 그는 2006년 이후 시네마서비스 제작ㆍ투자ㆍ배급 작품들의 연이은 흥행 실패로 타격을 입었고 절치부심 끝에 19일 개봉하는 '강철중:공공의 적1-1'을 내놓았다.

'공공의 적' 3편인 이 영화는 주연배우 설경구는 물론이고 조연배우들, 스태프들까지 1편 그대로 기용한 데다 '충무로의 이야기꾼' 장진 감독이 각본으로 가세했다.

'강철중'에는 '투캅스'와 '공공의 적'으로 대표되는 '강우석 표' 범죄 코미디에 재기 넘치는 소동극과 촌철살인의 대사가 돋보이는 '장진 표' 유머가 섞여 있다.

강 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을 살린 영화"라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니 관객수는 500만명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였다.

◇본격 블록버스터 '님은 먼곳에' 이준익 감독 = '왕의 남자'는 개봉 당시 블록버스터가 아닌 데다 주연배우의 지명도도 상대적으로 낮았고 흥행 취약 장르인 사극이라는 악조건에도 관객 입소문으로 '대박'을 터뜨린 영화다.

'황산벌'과 '왕의 남자'로 이어지는 사극을 잠시 접은 이준익 감독은 2006년 인생에 대한 따뜻한 시각이 묻어나는 '라디오 스타'로 평단의 열띤 지지를 이끌어냈고 지난해에는 40대 가장들의 록밴드 이야기 '즐거운 인생'을 내놓는 등 휴먼 드라마에 심취했다.

이 감독은 7월 본격적인 블록버스터로 관객을 찾는다.

1971년 베트남, 남편을 찾기 위해 전쟁터 한복판으로 뛰어든 여성의 험난한 여정을 그린 '님은 먼곳에'는 순제작비 70억원짜리 대작으로, 수애를 주연으로 내세워 베트남 대신 태국에서 촬영됐다.

제작사 타이거픽쳐스는 "평범한 여성의 눈에 비친 전쟁의 비극과 아픔,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이준익 감독 특유의 정서로 담아냈다"며 "전쟁, 사랑, 연민, 아픔, 놀이, 사람까지 이준익 감독의 이전 작품에서 보여진 테마들이 한 데 어우러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자 주연 '마더' 봉준호 감독 = '살인의 추억', '괴물' 등 만드는 작품마다 사회적 관심을 받으면서 평단의 지지를 받았던 봉준호 감독. 특히 '괴물'은 국내에서 최고 흥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봉 감독은 현재 '마더'를 준비 중이다.

살인사건에 휘말린 아들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는 어머니의 모정을 그리게 될 이 영화는 봉 감독이 오랫동안 준비해 왔지만 그동안 다른 영화들에 밀려 메가폰을 잡지 못했던 작품이다.

특히 봉 감독이 어렸을 때 드라마를 통해 본 김혜자의 연기에 반해 늘 김혜자와 함께 영화를 찍고 싶어했다는 이야기는 영화계에 잘 알려진 에피소드다.

김혜자에게 이 영화는 1999년 '마요네즈'에 이어 세 번째 영화 출연이며 10년 만의 스크린 컴백이다.

또 함께 출연하는 배우 원빈에게는 제대 이후 첫 스크린 나들이.
이 영화는 올 가을 촬영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봉 감독은 미셸 공드리, 레오 카락스 감독과 함께 한국, 프랑스, 일본 합작 영화 '도쿄!'를 만들어 칸 국제영화제에 참가했다.

◇'아이리스'로 브라운관 도전 강제규 감독 =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할리우드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강제규 감독은 잠시 스크린을 떠나 제작비 200억 원의 TV 드라마 '아이리스'로 안방극장에 도전한다.

이 드라마는 강제규필름과 영화사 태원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제작하고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형민 PD가 연출하는 작품. 드라마 '올인' 이후 스크린 활동에 전념해온 이병헌의 브라운관 복귀작이기도 하다.

첨단 첩보 드라마를 표방하는 '아이리스'는 내년 상반기 중 방송을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아이리스' 제작을 발표하면서 "막대한 제작비와 러시아ㆍ일본ㆍ미국ㆍ중국 등지를 도는 해외 로케이션, 대규모 세트를 활용해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