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애자 언니 민자'에 부녀 나란히 출연

"아버지를 떠나 이덕화 씨는 연기자로서 대단히 존경하는 분이에요. 아버지처럼 멋진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이지현)

"아직 아무것도 모릅니다. 부족한 점이 많으니 너그럽게 봐주세요. 열심히 할 겁니다. 잘 부탁합니다."(이덕화)

16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SBS TV 일일극 '애자 언니 민자'의 제작발표회에서 이색 풍경이 연출됐다.

중견 연기자 이덕화(56)와 그를 닮은 딸 이지현(24) 부녀가 나란히 무대에 오른 것. 이지현은 아버지가 주연을 맡은 '애자 언니 민자'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다.

이덕화는 그런 딸을 위해 모여든 취재진에게 딸을 잘 봐달라고 인사했다.

21일 첫선을 보이는 '애자 언니 민자'에서 이덕화는 이응경이 연기하는 애자의 남편 한범만 역을 맡았으며, 이지현은 민자의 딸 채린(소이현)과 함께 이동커피판매점을 운영하는 오양금 역으로 캐스팅됐다.

2005년 MBC '스타자서전-이덕화 편'에 출연하며 이목을 끈 이지현은 163㎝에 앳된 외모로 미국 보스턴 뉴베리칼리지를 휴학하고 그동안 연기자 데뷔를 준비해왔다.

이번 드라마 캐스팅으로 이지현은 할아버지인 고(故) 이예춘과 아버지 이덕화에 이어 3대째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애자 언니 민자'의 곽영범 PD는 "양금 역을 놓고 배우들을 보던 중 이지현을 캐스팅했고, 그 후에 이덕화 씨를 캐스팅했다.

하다 보니 부녀가 한 드라마에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지현은 "처음에는 이 드라마에 저만 출연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아빠도 캐스팅되셨다.

촬영장에 가면 아빠가 지켜보고 계시니 부담스럽다.

하지만 의도했던 것도 아니고, 생각해보니 그다지 나쁜 점도 없는 것 같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그는 "처음에는 너무 떨리고 긴장도 됐지만 지금은 연기가 재미있고 새로운 세계에 빠져들어가는 느낌이 든다"면서 "열심히 해서 저만의 색깔이 있는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덕화는 자신의 뒤를 잇는 딸에게 어떤 충고를 해줬을까.

"아빠가 의외로 말씀을 안해주세요.

여러 가지로 충고도 많이 하시고 연기적으로도 잘 가르쳐주실 것 같은데 제가 딸이다보니 막상 실제로는 말이 잘 안 나오시나봐요.

그저 제가 아빠를 본받아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웃음)."
14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재학하다 연기를 위해 돌아온 이지현은 "어려서부터 연기하시는 아빠의 모습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빠는 수십 년 변함없이 최고의 연기자로서 모범을 보여주셨다고 생각한다"면서 "연기를 통해 또다른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아직은 부족한 게 많지만 최선을 다해 아빠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