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만 관객동원 영화 <친구>를 비롯해 <똥개>, <태풍> 등 다양한 필모그라피를 선보이고 있는 곽경택 감독이 이번에는 ‘사랑’이야기로 돌아왔다.

그동안 다른 소재의 영화지만 항상 ‘우정’이라는 부제가 담겨 있는 것과는 달리, 이번 영화 <사랑>은 말 그대로 사랑이야기다.

물론 <사랑> 또한 ‘우정’이라는 곽경택 표만의 색깔은 담겨 있지만, 여타 작품에서와는 달리 ‘사랑’이 극의 전개를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두고 있다.

그러나 곽경택 감독은 “사랑이야기가 이렇게 힘든 줄은 몰랐다”면서 작품을 마친 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11일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랑> 기자간담회에서 곽경택 감독은 “7번 째 영화지만 또 떨린다”고 긴장된 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곽감독은 “그동안 남자 드라마를 주로 했었는데, 남자이야기는 클라이맥스 부분 위주로 촬영에 심혈을 기울이면 되지만 사랑이야기는 연기자의 감정 상태나 나의 호흡 등 작은 문제들을 세세히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하루하루 감정신 소화하고 나면 진이 빠져 사랑이야기가 새삼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사랑>은 열일곱 첫 상을 향한 ‘지켜주겠다’는 맹세를 지키려다 인생이 꼬이지만 험한 삶 가운데서도 사랑을 향한 열정만은 일지 않는 한 남자 ‘인호’(주진모)의 애절한 사랑이야기.

여느 사랑이야기와 큰 차별성은 없다. 그러나 사랑과 우정, 건달, 경상도 사투리, 화려한 액션신 등 극 전개와 연출력에 있어 분명 ‘곽경택표’ 사랑이야기임은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다.

곽경택 감독의 작품 중 첫 여자주인공인 박시연 또한 “일반적인 사랑이야기와 같다. 그러나 그 안에 내제돼 있는, 그리고자 하는 이야기는 다르다”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친구>, <태풍> 등 거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곽경택 감독의 <사랑>은 거친 남자의 사랑이야기로 그 맥락은 통한다고 할 수도 있다.

곽 감독은 “일반적인 사랑이야기이지만 젊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공감대를 얻을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도 나의 목표는 이뤘다”면서 독특한 러브스토리 무비가 아닌 흔하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영화가 되기를 희망했다.

<미녀는 괴로워>의 로맨틱 가이 주진모의 거친 남자로의 변신과 ‘여우’ 박시연의 눈물 연기 등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랑>이 과연 곽경택 감독의 바람처럼 관객들의 큰 호응으로 또 하나의 필모그라피를 장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0일 개봉.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