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달희'로 주목받고 '황금신부' 출연

"올해가 새 출발의 원년입니다.

이번에 확실히 '중고 신인'의 딱지를 떼야죠."

SBS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착하고 성실한, 그리고 잘생긴 레지던트로 눈길을 끌었던 탤런트 송종호(31)가 23일 첫선을 보인 SBS '황금신부'에 캐스팅됐다.

이번에는 주연급. 남들이 보기엔 신인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는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다.

'중고' 중에서도 '중고'인 신인이다.

"1997년 모델로 데뷔했어요.

얼결에 아는 분의 소개로 모델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죠. 그 전까지는 연예계에 관심도 없었어요.

모델을 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습니다.

기회가 와서 시트콤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제 의지였다기보다는 그냥 흘러흘러 하게 된 셈이었어요."

186㎝에 78㎏의 호리호리한 몸매를 자랑하는 송종호는 조막만 한 얼굴, 부리부리한 눈이 마치 일본 배우 같은 이미지다.

우연히 발을 들여놓았지만 그는 모델로 주가를 날렸고 그 덕에 MBC 시트콤 '뉴 논스톱'에 석 달간 출연했는가 하면 쇼프로그램의 MC도 맡았다.

하지만 '반응'은 크지 않았다.

그는 그 길로 군 입대를 했고 2003년 10월 제대했다.

"제대하고 MBC '황태자의 첫사랑'에 출연했는데 역시 반응이 없었습니다(웃음). 그때 생각했죠.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되겠다' '기본기를 다져야겠다'고 말이죠. 그래서 2년여 연기 교습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만난 작품이 바로 '외과의사 봉달희'. 이 드라마에서도 그의 비중은 별로 큰 편이 아니었다.

가끔씩 얼굴을 내미는 수준의 조연. 그러나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조연들에게까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쏟아졌고 깔끔한 이미지로 어필한 송종호 역시 눈에 띈 것.

"'외과의사 봉달희'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행운이었죠. 더욱이 작품 끝나고 바로 '황금신부' 제안이 들어왔으니 이게 꿈인가 싶었어요.

참 고맙고 기뻤습니다."

'황금신부'에서 그는 이영아, 송창의, 최여진과 함께 주연 4인방을 이룬다.

특히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호흡을 맞췄던 최여진과 이번에는 부부의 연을 맺어 화제.

"연기할 때 상대 배우가 참 중요한데 여진이랑 다시 한다는 게 정말 만족스러워요.

'외과의사 봉달희' 밤샘 작업하면서 친해졌기 때문에 이번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그가 보여줄 모습은 '외과의사 봉달희'와는 사뭇 다르다.

첫눈에 반해 결혼한 아내에게 실은 '과거'가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후 질투심과 복수심에 휩싸이는 캐릭터이기 때문. 차갑고 냉정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지난 2년여 연기 공부를 하면서 오디션도 숱하게 봤지만 매번 떨어졌어요.

그 과정에서 연기가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죠. 그런 의미에서 '황금신부'는 제게 놓칠 수 없는 기회입니다.

50부작 긴 호흡으로 가는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것은 연기자로서 많은 공부가 되니까요."

"이제는 배우를 평생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그는 "올해 데뷔한 신인의 심정으로 열심히 하겠다"며 씩 웃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