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아트(대표 심형래)의 토종 SF블록버스터 '디-워(Dragon-War)'가 오는 8월 한국과 미국에서 잇따라 개봉한다.

영화 투자·배급사 쇼박스㈜미디어플렉스는 '디-워'의 한국 개봉일을 8월2일로 확정했으며 미국에서는 8월 말께 1500개 스크린에서 개봉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한국 영화가 1500개의 대규모 스크린으로 '미국 전역'에서 개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영화의 역대 최대 미국 개봉관 수는 지난해 '괴물'의 100여개였다.

미국 개봉은 현지 배급사인 프리스타일이 맡는다.

프리스타일은 국내에서도 최근 흥행한 영화 '일루셔니스트'를 배급한 회사.1432개 스크린으로 '일루셔니스트'를 6주간 미국 내 흥행 순위 10위권에 진입시킨 바 있다.

미국 개봉에 소요되는 비용도 프리스타일이 부담한다.

'디-워'가 미국에서 8월 말 개봉되는 것은 학생들의 여름방학 기간인 데다가 9월 초 노동절 연휴로 이어져 흥행에 가장 유리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디-워'의 제작에는 1999년 '용가리'로 한국 SF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심형래 감독 외에 할리우드의 유명 스태프와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무려 6년여의 제작 기간을 거쳐 지난달 18일 완성됐다.

이무기라는 독특한 한국적 소재를 사용한 이 작품은 화려한 그래픽 기술로 대규모 도심 전투와 이무기 추격 장면 등을 실감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작 과정에 포함됐던 설비나 기술 투자비 등을 제외한 순제작비 300억원은 한국 영화 제작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 개봉으로 해외 판권 판매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쇼박스㈜미디어플렉스 관계자는 "어느 나라인지는 아직 밝힐 수 없지만 현재 17개국에 선판매가 이뤄졌으며 추가적인 협상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에서는 캐릭터나 DVD 등의 시장이 넓게 형성돼 부가 판권으로만 극장 매출 이상의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워'는 한국의 전통 설화 속에 등장하는 이무기를 소재로 환생이라는 동양사상을 접목한 판타지 영화.용이 LA 고층빌딩을 타고 올라가는 장면이 압권으로 꼽힌다.

이 작품에는 할리우드 작가들이 참여해 내러티브를 강화했으며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영어로 연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디-워'의 미국 와이드 개봉은 그 자체만으로 한국 영화계의 쾌거"라며 "이 작품의 흥행 여부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영화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