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수아! 아…! 아…! 되게 믿기지 않는데요(중략).저 혼자서는 불가능했을 일을 이창동 감독님이 가능하게 하셨어요.감사하구요.그리고 송강호씨! 강호 오빠 때문에 신애라는 인물이 비로소 완전해진 것 같아 너무 감사해요."

전도연이 지난 27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칸에서 열린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Secret Sunshine)’으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해외에서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밀양'에서의 신들린 듯한 연기가 그녀를 세계적인 배우의 반열로 올려놓은 것이다.

한국 여배우가 세계 3대 영화제(칸·베를린·베니스)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것은 1987년 '씨받이'의 강수연이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20년 만이다.

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동양계 여배우로는 홍콩 장만위(2004년) 이후 두 번째이고,동양계 배우로 칸에서 남녀 주연상을 받은 배우는 모두 다섯 명에 불과하다.

1990년 '존슨 앤 존슨' CF로 브라운관에 첫 얼굴을 내민 전도연은 '우리들의 천국'(1993년) '젊은이의 양지'(1995년) 등 TV드라마의 조연으로 주로 출연했다.

스크린에 데뷔할 행운이 찾아온 것은 1997년.

당시 톱스타 심은하가 출연을 포기하면서 장윤현 감독의 '접속'에 캐스팅됐다.

이 작품으로 전도연은 무명의 설움을 날리고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받았다.

이후 ‘약속’(1998년) ‘내마음의 풍금’(1999년) ‘해피엔드’(1999년)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0년) ‘피도 눈물도 없이’(2002년)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년) ‘인어공주’(2004년) ‘너는 내 운명’(2005년) 등에 출연하면서 한국 최고의 여배우로 성장했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내 마음의 풍금’ 출연 당시 27세였던 전도연은 학교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열일곱살 늦깎이 초등학생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청룡영화상과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총 두 번의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청룡영화상·대한민국영화대상·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을 휩쓸었다.

전도연은 캐릭터에 자신을 완전히 동화시켜 무슨 역할이든지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해낸다.

풋풋함과 수수함으로 관객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주는 연기를 펼치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늦깎이 초등학생, 바람난 유부녀, 라운드걸 출신의 여자깡패, 조선시대의 정절녀, 제주도 해녀, 에이즈에 걸린 다방 종업원 등으로 다양한 연기 변신도 보여줬다.

‘밀양’에서도 아이를 잃은 슬픔과 절망정신 분열을 신기에 가깝게 연기해 ‘전무후무’한 연기를 보여줬다는 극찬을 받았다.

전도연은 시상식에서 “믿기지 않는다”며 “작품에서 열연한 여배우들이 많이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그 여배우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지만 그 자격은 전세계가 인정했다.

그는 지난 3월 결혼한 ‘새색시’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