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판타스틱영화제(운영위원장 김홍준)가 14-23일 서울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와 필름포럼(구 허리우드극장)에서 열린다. 부천영화제의 대안으로 올해 처음 출범한 이 영화제에서는 20여개국에서 제작된 영화 61편이 상영된다.'상상력, 대중성, 미래지향성'이란 주제아래 공포영화 일색에서 탈피해 SF와 스릴러 등으로 장르를 확대했다. 이 영화제에선 '우량시민 에드워즈' 등 판타스틱 영화 15편이 선보이는 '판타스틱 영화세상 , 국내외 단편 환상영화 24편을 상영하는 '짧지만 판타스틱''달콤한 인생''혈의누' 등 한국상업영화를 보여주는 '코리안 판타지' 섹션 등이 마련된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솔라리스' 등 동구권에서 만들어진 SF 12편을 모은 '동구권 SF영화 특별전'도 눈길을 끈다. 올해 초 발견된 해방전 기록영화 '조선'과 '해방뉴-쓰'는 특별상영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영화는 다음과 같다. (02)927-8440 ▶사치코의 화려한 생애(감독 메이케 미츠루) 섹스클럽에서 일하는 사치코가 오발탄으로 이마에 구멍이 난 뒤 기이한 모험에 뛰어든다. 데카르트와 노암 촘스키 수잔 손탁 등의 철학이 등장하고 이라크 전쟁과 부시에 대한 조롱까지 곁들여져 관객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X됐다,피트통(마이클 도우즈)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천재 DJ가 어느날 청력상실 선고를 받은 뒤 누에고치 속의 번데기처럼 숨어버린다. 그는 과연 고치를 벗고 새로운 존재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인가. 음악과 사운드를 시각화하려는 시도가 돋보이는 캐나다 영화. ▶복사가게 소년(호르헤 푸르타도) 브라질 남부의 작은 항구도시를 탈출하고 싶은 청춘 남녀의 이야기.의붓아버지에게 학대받는 실비아와 그녀를 목숨처럼 아끼는 안드레의 풋풋한 감성이 잘 살아 있다. 복사가게는 새 삶을 시도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위조하는 장소를 의미한다. ▶돌아온 사람들(로빈 캉필로) 좀비(걸어다니는 시체)들을 다룬 프랑스 영화.썩어가는 형상의 전통 좀비와는 달리 무표정하지만 생전의 모습을 한 좀비들이 죽음으로부터 귀환한 후 살아있는 사람들과 정서적 교류를 할 수 없는 상황을 포착한다. 죽음과 삶의 세계를 충돌시켜 리얼리즘과 판타지의 경계를 실험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