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9월 3일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끈질기게조작 의혹을 받아오던 KBS 1TV '도전 골든벨'이 마지막 남은 혐의마저 벗게 됐다. 지난 6일 방송된 구미여고 편에서 두 명의 골든벨 주인공이 한꺼번에 탄생함으로써 마지막에 한 명이 남도록 조작한다는 의심이 근거없는 것으로 드러나게 됐기때문이다. 지금까지 265회를 끌어오는 동안 골든벨을 두 명이 울리기는커녕 49번 문제를 두 명 이상이 풀고 함께 최종 50번 문제에 도전한 적도 한번도 없었다. 이러다보니"왜 항상 최후에는 한 명만 남는가"(2004년 11월 23일, 최대호), "40번 문제 이전에 다들 탈락한 뒤 남은 한 명을 위해 골든벨은 시작한다"(2월 5일, 김병화) 등의 질문과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도전 골든벨' 제작진도 "우리도 골든벨을 두 명이 함께 울리는 것을 보고 싶지만 조작 의혹을 벗기 위해 또다른 조작을 시도할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답답해하다가 이번에 마침내 큰 짐을 내려놓게 됐다. 그동안 '도전 골든벨'에 대해서는 많은 시청자가 "지정한 친구가 대신 문제를풀어주는 '친구야 도와줘' 코너(올해부터 방청석에서 답을 적어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방식으로 변경)에서 도우미 학생이 문제를 틀린 적이 한번도 없다", "두 명 이상이 남아 있다가 한꺼번에 모두 탈락하는 적이 없다", "40번 이전에 모두 탈락하는경우가 없다"는 등의 근거를 들어 연출 의혹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이 주장들은 실제 방송 사례에 비춰볼 때 모두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마침내 마지막 혐의에 대한 '알리바이'도 입증됐다. 하지만 구미여고 편에 대해서는 또다른 의혹을 제기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최새봄ㆍ박상훈ㆍ심학선ㆍ박기은 씨 등은 6일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려 "문제가 평소보다 지나치게 쉬웠다"고 주장했다. 8일 박성혁 씨는 "이날 방송이 '한국방송 78주년 기념 특집'이어서 문제를 쉽게 낸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호경 PD는 "문제를 냈을 때 오히려 다른 학교에 비해 어렵다고 생각했으며, 두 명이 골든벨을 울린 뒤 깜짝 놀라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는데도 난이도가 낮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48번(답 용담유사)은 다른 학교의 50번 문제로 생각했던 것이었고, 50번(답 기형도)도 교과서에 나오는 시인이기는 하지만 보기로 든 '입 속의 검은 잎'은 교과서에 없는 시여서 맞히지 못할 거라고 예상했다는 것. 또한 "이 프로그램은 '한국방송 78주년 기념 특집'으로 결정되기도 전인 2월 2일 녹화됐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프로그램이 시비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는 없을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은 데다 학교간의 경쟁심이 뜨거워 온갖 억측과 의혹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떤 학교에서는 예상문제를 나눠주며 공부시키기도 하고, 제작진이 극적인 구성 등을 위해 큰 문제가 없는 범위 안에서 적당히 힌트를 주기도 한다. 백항규 책임프로듀서(CP)는 "이런 사례들이 잘못 알려져 조작 시비로 부풀려진측면은 있다"면서 "그동안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이 방청객까지 따지면 수십만 명에 이르는 데 만일 의도적인 연출이 있었다면 폭로되지 않았을 턱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