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미니시리즈 '결혼하고 싶은 여자'(극본김인영, 연출 권석장)가 28.6%의 시청률(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을 기록하며 17일 막을 내렸다. 이는 4월 21일 첫방송 이후 최고치. 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라 불리며 32살 노처녀 세 명의 일과 사랑, 우정을 그린 이 드라마는 세 여성의 심리 묘사와 현실감 있는 에피소드 등이 어우러지며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마지막회에서 자신들의 성장 과정을 수필집으로 출간한 세 여자가 일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던 이신영은 두 남자 모두와 계속관계를 유지할 것임을 암시했다. 청순미의 대명사였던 명세빈은 이 드라마를 통해 완전히 180도 다른 코믹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 연기의 폭을 넓혔다. '명세빈의 재발견'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털털하고 덜렁대면서도 일에 대한 욕심이 사랑보다 앞서는 이신영 역을 소화해냈다. 극중 심경을 표현하는 내레이션은 '이신영 어록'이라는 이름으로 네티즌에게 사랑받고 있다. 모델에서 이제는 연기자로 더 자리잡은 변정수는 자신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알고 이를 십분 활용하는 면모를 선보였다. 이태란도 우울했던 과거의 한 사건에서 완전히 벗어나 연기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이 드라마는 사랑보다 일을 더 소중히 생각하는 현대 여성의 가치관 변화와 함께 여성들의 우정을 진지하고 속깊게 그렸다는 점에서도 여성 시청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의 최고의 성과는 흔한 삼각관계 멜로물에서 벗어나도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새삼 확인시켜준 것. 권석장 PD는 작년 30대 주부들의 솔직한 일상을 담은 '앞집여자'의 성공에 이어 30대 미혼 여성을 다룬 이 작품의 성공으로 누구보다도 여자의 심리를 잘 그리는 연출가라는 평을 듣게 됐다. 두작품 모두 코믹 터치를 통해 시청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섰다는 공통점도 있다. 한편 MBC는 23일부터 차태현 성유리 주연의 새 미니시리즈 '황태자의 첫사랑'(극본 김의찬 정진영, 연출 이관희)을 방송한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