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KBS 신관 로비. '가족오락관' 1000회 방송 기념 리셉션에 특별한 손님이 등장했다. 20년째 이 프로그램을 지키고 있는 허참과 가장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고, 국내 여자 MC 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인물로 평가받는 정소녀가 참석한 것. "드라마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 출연 이후 15년만이네요. 그 후 한번도 방송가에 나타나지 않았는데 오늘은 정말 특별한 날이라 초대에 응했습니다" 여자 진행자란 그저 남자 MC의 보조로 '꽃'의 역할만 강조되던 70-80년대에 정소녀는 '허참'하면 '정소녀'가 자연스레 입에 올려질 정도의 능수능란한 진행으로여자 MC의 활동폭을 넓혔다. 그는 73년 MBC 공채 탤런트 6기생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세월은 흘렀지만 젊은 시절과 변함없이 시원스런 이목구비가 돋보이는 그는 "허참씨와는 TBC에서 '쇼쇼쇼'와 '가족오락관'을 6년간 함께 진행했다. 아직도 '가족오락관'은 빠지지 않고 보고 있다"며 변함없는 애정을 보였다. 방송 은퇴 후 95년 12월 경기도 장흥유원지에 '무니무니'라는 레스토랑을 차려재작년까지 경영했다. "지금은 푹 쉬는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미국에서 공부하다 올해 귀국해 대학 1년생이 된 딸과 함께 살고 있는데 "아빠를 쏙 빼닮았다"고 전했다. 남편과는 32살 때 이혼한 후 아직껏 재혼하지 않고 있다. 방송 복귀에 대해선 섣불리 언급하지 않았다. "오래 쉬다보니 용기가 없어졌다.날 좋아했던 팬들이 변한 모습 보고 실망할까 걱정된다"고 운을 뗀 그는 "사실 출연하고 싶을만큼 욕심나는 프로그램이 없었는데 내년쯤에는 복귀를 고려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기로도 복귀할 수 있겠지만 라디오 DJ도 괜찮을 것 같다"고 덧붙이며. 오랜만에 방송사 관계자들과 오유경 서수남 장미화 등 지인들을 만나 회포를 푼정소녀는 "속눈썹이 빠질 정도로 웃게 만들었던 이주일 선생님이 가장 기억난다"며감회에 젖었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