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영화의 새로운 지표를 연 제 5회 전주 국제영화제가 오는 23일부터 열흘간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 등에서 252편(장편 116편, 단편 136편)을 상영한다. 자유. 독립. 소통을 주제로 한 영화제는 안성기, 장나라의 사회로 23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관에서 개막되며, 이어 민병국 감독의 데뷔작 '가능한 변화들'로 시작된다. 특히 올해 영화제는 자본과 주류에 맞선 세계의 도전적인 독립영화 16편이 소개되는 영화제 섹션 `인디비전'이 마련돼 지역과 장르 구별 없이 독립영화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이밖에 일본 독립 영화의 역사 전체를 재조명하는 영화제 섹션 `일본 독립영화의 현재'에서는 일본의 영화 제작과 배급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5개의 영화단체가 선정한 16편의 다양한 독립 영화들과 영화 속의 음악을 음미하는 `전주 소니마주' 등도 꼭 챙겨볼만 하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만들어진 영화들 가운데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거장및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시네마 스케이프'도 눈 여겨 볼만하다. 영화제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개막작과 폐막작도 관심거리다. 개막작 `가능한 변화들'은 민병국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일상성'의 재발견이 돋보인다. 감독은 냉혹한 관찰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물들에게 정을 보내지도 않으면서 그 사이에서 스스로 모순 속에서 파괴되는 인물들의 내면을 거칠게 보여주고 있다. 폐막작 `노벰버'는 토론토영화제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과 산세바스찬국제영화제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한국에는 덜 알려져 있지만 스페인 영화의 유망주 아케로 마냐스 감독의 2번째 작품이다. 감독은 정치와 자본 논리에 좌지우지되는 예술 전반에 대한 경고와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예술에 대한 이상향을 밝히고 있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주류와 타협하지 않고 실험적인 영화세계를 고집해온 도전적인 영화는 물론 새로운 매체에 대한 호기심을 자신만의 미학으로 승화시킨 자유로운 영화들과 함께 즐겁고 유쾌한 영화 여행을 떠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ic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