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폐막한 제54회 베를린 영화제에서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한 영화의 주연 여배우 지벨 케킬리(23)가 포르노배우 출신이라고 16일 일간 빌트가 보도했다. 빌트에 따르면 터키계 독일인인 케킬리는 에센 시청 쓰레기처리과의 사무직원으로 근무하다 슈퍼마켓에서 쇼핑하던 중 포르노 영화사 감독에게 발탁돼 '딜라'라는예명으로 `달콤한 10대의 꿈' '음탕한 병아리농장' 등 여섯 편의 포르노를 찍었다. 역시 터키계 이민 2세인 독일 감독 파티 아킨스는 그녀의 이러한 경력을 전혀모른 채 케킬리를 영화제 출품작인 '벽을 향하여'에 출연시켰고 그녀의 신인 답지않은 훌륭한 연기에 감탄했다. 케킬리는 `벽을 향해서'가 금곰상을 탄 후에도 "나는 늦깎이 배우라고" 만 말하고 과거에 대해선 침묵해왔으나 언론이 확인 문의를 하자 "포로노 영화 출연은 과거일 뿐이며 중요한 것은 우수한 영화에 황금곰상이 주어졌다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케킬리는 여러 차례 베드신이 나오는 `벽을 향해서'에서 알몸신으로 능숙하게연기해 이슬람을 주로 믿는 터키 이민자들 사회에도 충격을 줬으나 현대적 사고방식을 가진 그녀는 이에 개의치 않는다. 이 영화로 스타가 된 케킬리는 "이미 여러 개 영화사에서 출연을 요청해왔으나시나리오 내용이 `너무나 터키적이어서' 거절했다"면서 현재로선 `케밥 커넥션'이라는 영화에 이탈리아 여성으로 출연할 계획만 잡아놓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남자친구와 함께 함부르크에 살고 있는 케킬리는 출연할 만한 좋은 작품을찾지 못하면 다시 에센 시청 쓰레기과로 돌아가 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