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의 연말 가요대상 발표를 놓고 방송사와 일부 시청자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9일 밤 열린 SBS 가요대전 시상식에서 최고영예인 대상에 이효리가 선정되자 납득하기 어렵다는 네티즌 의견이 SBS 인터넷 게시판에 쏟아졌다. 이들은 가요 대상은 앨범판매와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에게 주는 상인데 이효리의 대상 수상은 이와 다른 기준에 의해 결정됐고 여기에 가수의 방송사 공헌도가 작용함으로써 결국 가요대상의 공정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요대전을 마련한 SBS측 입장은 이들 네티즌의 견해와 큰 차이를 드러낸다. SBS는 음반판매, 방송횟수, 방송공헌도, 네티즌투표 등을 선정기준으로 삼았다며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가 반드시 대상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장동욱 예능총괄CP는 "일종의 사회 현상인 신드롬을 부른 이효리는 올해 가장주목받은 가수였다"며 "연기 잘 하는 탤런트, 노래 잘 부르는 가수만이 최고의 스타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효리는 선정기준 여러 부문에서 고른 점수를 얻었으며 가수 `비'와치열한 경합을 벌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효리는 음악채널 m.net `2003 뮤직비디오 페스티벌'에서 최고 인기뮤직비디오상을, 음악채널 KMTV의 `2003 코리안 뮤직 어워드'에서 대상격인 KMTV상을 수상했다. 음반판매량을 주된 기준으로 삼는 골든디스크상은 '피아노'를 부른 조성모에게 돌아갔다. 시민단체에서 바라보는 방송사 연말가요 시상식은 또 다르다. 문화연대와 대중음악개혁을위한연대모임은 가요시상식이 방송사의 특정 이해관계를 대변해온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동안 음악실력보다 음악 외적인 인기도와 자사 기여도 중심으로 수상자를 결정해온 지상파방송의 가요시상식은 소수 연예기획사의 나눠먹기, 다수 음악인을 소외시키는 불공정한 행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방송사는 가요대상은 경쟁의 결과를 평가해 드러내는 자리가 아니라연말을 맞아 가요계를 결산하는 축제의 행사가 되도록 기획했다고 항변했다. 장 CP는 "본상 이외 대상을 주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면서 "많은 부문에 걸쳐수상하는 것도 축제의 마당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상파방송의 가요대상에 김건모의 불참선언에 이어 선정기준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SBS 가요대전이 열렸던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을 찾은 가요팬은 예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3천여명에 불과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