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봉된 한국영화 64편 중 흑자를 기록한 영화는 몇 편이나 될까. 21일 영화 투자배급사인 아이엠픽쳐스가 서울지역 극장을 기준으로 한 '2003년 한국영화시장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흑자를 기록한 작품은 20편(32%)으로 세 편 중 한 편만 재미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순제작비가 45억원 이상 투입된 영화 중 '스캔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극장 흥행에서 참패해 블록버스터의 악몽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튜브''청풍명월''내츄럴시티''천년호' 등 4편의 손실액만 2백억원에 달했다. 개봉된 한국영화 편수도 지난해(76편)보다 15.8% 줄었다. 지난해 블록버스터 작품들이 잇달아 실패한 데 따른 투자 자금의 이탈로 준비가 덜된 수준 미달의 작품이 도중 하차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해 3백8억원 손실을 기록했던 한국영화는 올해 14억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돼 수익측면에서는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당 매출액도 지난해보다 44.2% 늘어난 37억5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한국영화 총제작비는 2천3백83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8% 증가했지만 해외수출을 포함한 총매출액은 2천3백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나 늘어났다. 서울 관객 수는 4천3백7만2천3백70명으로 지난해보다 5.1% 늘어났다. 전체 개봉 편수의 28.7%에 불과한 한국영화가 편당 27만9천7백89명을 동원하면서 관객점유율이 48.7%에 달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