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부터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상영되는 '아타나주아'(원제 Atanarjuat-the fast runner)는 에스키모인이 에스키모어로 만든최초의 영화. 배경은 19세기 초반. 90% 이상이 에스키모인 제작진은 자신들 사이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구전 신화 '아타나주아'의 이야기를 다듬어 영화화했다. 때문에 영화속에스키모들은 서구 시각에서 본 한심한 알코올 중독자들도 아니고 답답해 보이는 미개인들도 아니다. 인물들은 수천년간 그 나름대로 삶의 방식을 지켜온 이들 세계의 영웅이며 줄거리는 그 틀 안에서 전해져 내려온 서사시. 영화는 168분 분량의 장대한 서사와 대자연의 스펙터클, 역동적 화면이 있는 에스키모의 '블록버스터'다. 2001년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비롯해 에딘버러 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 토론토국제영화제 최우수 캐나다영화상 등을 차지하는 등 서른 곳에 이르는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으며 미국에서는 8개월 동안 장기상영되며 400만 달러의 수입을 거뒀다. 감독은 조각가 출신 자카리아스 쿠눅. 메가폰을 잡은 첫 장편영화로 감독과 프로듀서, 각본, 편집 등 1인 4역을 맡았다. 출연배우들은 감독의 동료 조각가, 사냥꾼, 비서, 경영학 대학생 등으로 연기는 모두 이번이 처음이다. 만년설의 땅 알래스카. '사우리' 정체 모를 악령의 힘을 빌어 경쟁자 '툴리막'을 제치고 부족의 지도자가 된다. 세월이 흐른 뒤, 툴리막의 두 아들은 부족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힘센 사나이라는 뜻의 '아막주아'와 빠른 사나이라는 뜻의 '아타나주아'. 한편 형제들을 은근히 시기하는 추장 사우리의 아들 오키는 자신의 약혼녀 '아투아'가동생 아타나주아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둘은 부족의 전통에 따라 결투를 벌이고 아타나주아가 승리한다. 아투나는 아타나주아의 아내가 되고 두 사람은 단란한 가족을 이루지만 오키는 복수심을 불태운다. 사건 발단은 이 가족에 오키의 동생 '푸야'가 끼어들면서. 아타나주아의 또 다른 부인이 된 그녀는 집안일을 게을리하며 아투아와 갈등을 빚고 아막주아를 유혹하기까지 한다. 아막주아는 그녀를 쫓아내고 오키는 여동생의 수치심을 갚겠다며 형제를 살해하려고 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