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처음으로 기획 제작한 인권영화 '여섯개의 시선'이 오는 11월14일 전국에서 개봉된다. 순제작비 3억원,마케팅비 1억5천만원 등 총 제작비 4억5천만원의 초저예산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여섯명의 일급 감독들이 인권문제를 가볍고 유쾌하게 다룬 단편영화 여섯개를 연결했다. 올해 국내외 영화제를 통해 가진 시사회에서 관객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좋아 전국 40여개 극장에서 상영하게 됐다. 수익은 제작진과 국가인권위원회, 배급사 청어람 등이 나눠갖게 된다. 박광수ㆍ박찬욱·임순례ㆍ정재은ㆍ여균동ㆍ박진표 등 연출력을 인정받고 있는 감독들이 참여한 이 영화는 인권 침해의 핵심인 '차별'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다. 고문과 투옥 등 묵직한 주제가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행해지는 각종 차별을 겸허하게 반성하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첫번째 작품인 '그녀의 무게'는 취업을 앞둔 여고생들의 몸매관리 이야기를 통해 뚱보와 미인에 관한 우리의 선입견을 비판한다. 여학생들이 학업보다 쌍꺼풀 수술과 다이어트에 더 관심을 쏟는 서글픈 현실은 능력보다 외모를 중시하는 어른들의 편견에서 비롯된다. 반대로 다른 작품 '얼굴값'은 예쁜 외모 때문에 받는 역차별을 고발한다. 영어 조기교육 열풍에 따라 혓바닥 수술을 강요당하는 어린이들의 수난,뇌성마비 장애인의 이동권,성범죄자 신상공개,외국인 노동자 차별 등의 문제를 재치있게 다루고 있다. 총 제작지휘를 맡은 이현승 감독은 "우리 주변에서 자주 부딪치는 소재를 감독들이 자유롭게 선택했다"며 "고발성 다큐멘터리 등을 상상하며 온 관객들은 영화가 끝난 뒤에 즐거운 표정으로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