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어드벤처영화 '툼레이더2:판도라의 상자'(Lala croft Tomb Raider: The Cradle of Life)가 1일 개봉했다. 2년전 선보였던 '툼레이더'첫편은 1억1천5백만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전세계에서 1억4천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영화평론가들로부터 심한 비판을 받으면서도 흥행에 성공한 까닭은 '여자 인디아나 존스'격인 주인공 라라 크로포드를 등장시켰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스피드'의 얀 드봉 감독이 연출을 맡아 이야기를 다듬고 액션 강도를 한층 높였다. 말 타고 거꾸로 매달려 총쏘기,낙하산을 탄 채 지프로 뛰어내리기,고층 건물에서 자유낙하하기 등 컴퓨터그래픽 지원을 받은 라라의 묘기는 걸출하다. 심해에서 탈출하기 위해 자기 상처에서 나오는 피로 상어를 유인한 뒤 상어의 몸체를 붙들고 나오는 장면에선 기가 질릴 정도다. 그리스신화(판도라의 상자)와 역사적 사실(알렉산더대왕의 루나신전)을 연계해 고대유적의 비밀을 찾아가는 라라의 여정은 이국적인 신비감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상상과 실제를 교묘하게 조합시킨 특수효과는 '인디아나 존스'식의 이른바 '펄프 어드벤처'물의 특징을 계승하고 있다. 제목이 암시하듯 라라의 모험은 결코 결실을 거둘 수 없다는 점에서도 라라는 인디아나 존스의 후예다. '판도라의 상자'는 그리스신화 속에서 인간세계에 온갖 불행을 토해내고 희망만 간직한 상자이기 때문에 결코 열어서는 안된다. 라라는 이를 알지만 그녀의 연인 테리는 탐욕으로 이를 취하려 한다. 전편에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라라의 캐릭터도 일부 보완했다. 전편의 라라는 '누구와도 어울리기 힘든' 도도한 태도와 걸출한 능력을 지녔지만 이번엔 그녀가 사랑보다 정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을 설정해 그녀의 캐릭터에 사실성을 부여한다. 라라역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안젤리나 졸리가 맡았다. 딱딱한 영국식 액센트,무표정한 얼굴에 무뚝뚝한 태도,사랑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여성영웅' 역할은 다른 여배우들이 쉽게 해내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